부산 동쪽 끝자락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개발 속도가 더뎠던 기장군의 위상이 달라졌다. 오시리아 관광단지를 중심으로 롯데월드와 고급호텔 등이 들어서면서 부산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것이다. 기장군에 조성된 일광·정관신도시와 산업단지들도 인구 유입을 촉진하고 있어 집값도 오르는 추세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부산 15개 구 및 1개군 중 기장군의 집값 상승률이 0.45%로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이슈가 있는 수영구(0.36%)와 개발호재가 많은 사상구(0.42%)보다도 집값 상승률이 높았다.

지난달 31일 문을 연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전경./뉴스1

이런 집값 상승세는 작년 1분기부터 시작됐다. 당시 기장군은 집값이 무려 5.82% 오르면서 부산에서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2~4분기도 각각 3.72%, 2,64%, 2.93% 올라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별 단지의 집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준공한 이지더원3차는 지난 3월 전용 85㎡ 아파트가 3억9500만원(17층)에 팔렸다. 1년 전 같은 면적 아파트가 3억2000만원(17층)에 팔렸는데 20% 이상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정관동일스위트2차(2013년 준공) 동일면적도 실거래가가 2억7000만원(5층)에서 3억5000만원(7층)으로 올랐다. 동부산관광단지삼정그린코아(2017년 준공)는 전용 84.4㎡짜리가 3억6300만원(6층)에서 지난달 무려 7억1500만원(11층)으로 뛰면서 두 배 가까이가 됐다.

기장군은 부산의 ‘동쪽 끝자락’에 위치해 과거 개발속도가 더딘 곳이었다. 집값이 급등하기 전인 2020년에는 1~3분기 내내(-0.65%, -0.62%, -1.03%) 집값이 떨어지면서 부산에서 낙폭이 가장 컸고, 4분기(3.14%)에는 집값이 올랐지만 부산 전체 상승률 3.92%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기장군에 조성된 ‘오시리아 관광단지’가 최근 관광·숙박·교통시설 확충에 힘입어 관람객을 끌어들이면서 집값이 반등했다. 지난달 말에 개장한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 큰 역할을 했다. 서울 잠실에 이은 국내 두 번째 롯데월드로, 총 15만8000㎡(4만8000여평) 규모로 조성됐다. 개장 전부터 관심을 받았고, 부산시는 롯데월드 개장으로 연간 2000만명의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새로 들어선 관광시설은 기존에 들어선 고급 호텔들과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오시리아 관광단지에는 지난 2017년 세계적인 호텔인 아난티 힐튼이 들어왔고, 내년에는 빌라쥬드아난티와 반얀트리 부산이 문을 연다. 올해 1월에는 단지 인근에 위치한 ‘오시리아역’(동해선) 도시철도 2호선이 지나도록 하는 계획안이 통과되면서 단지 내 접근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기존에 조성된 신도시와 산업단지가 개발되고 있는 점도 기장군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기장군에는 일광신도시와 정관신도시 등 2개의 신도시가 있고, 현재 11개의 산업단지도 조성돼있다. 11개 산단에는 작년 말 기준 555개사가 입주했으며, 1400여명의 근로자가 종사하고 있다.

해운대 M부동산 관계자는 “기장군 일대는 오시리아 관광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면서 “여러 호재가 겹치면서 호가와 매매가격 모두 오르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부산에서는 해운대구 등 다른 지역의 집값이 이미 많이 올라 현상유지를 하고 있지만, 기장군은 그동안 저평가돼있던 지역이라서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 폭이 큰 것”이라면서 “오시리아 관광단지를 비롯해 동부산쪽에 개발이 집중되는 경향도 있고 최근에는 교통 접근성도 개선되면서 집값이 더더욱 오르고 있다”고 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부산 기장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다양한 최고급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지역 활성화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인근 산업단지 조성이 완료되면 기장군은 인구유입도 늘어나 집값이 더욱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