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골프를 사업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골프에 대한 관심이 MZ(1980년~2000년대 출생) 세대까지 높아진 틈을 타 인지도가 낮은 아파트 브랜드 이름을 알리는 데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4월 8일 제주 서귀포 롯데스카이힐제주CC에서 열린 2022 KLPGA 투어 개막전 '2022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2라운드 1번 홀에서 요진건설 여자골프단 소속 홍지원이 티샷하고 있다. /KLPGA 제공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에만 3개의 중견 건설사들이 골프단을 창단했다. 대보건설은 대보골프단을, 안강건설은 안강건설 골프단을, 경북·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한 건설사 태왕E&C는 지역 출신 선수들을 중심으로 태왕아너스 골프단을 창단했다.

지난해 말에는 금강주택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선수들을 영입해 골프단을 꾸렸다. 이런 식으로 중견건설사들이 창단한 골프단은 10여개에 달한다. 금강주택, 대우산업개발, 동부건설, 대방건설, 요진건설산업 등이다.

중견 건설사들이 골프에 빠진 이유로는 홍보 효과가 첫손에 꼽힌다. 골프단 이름과 골프 선수들의 복장에 자사 주택 브랜드를 넣으면서 단번에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노리는 것이다. 올해 KLPGA 투어 개막전에 모습을 드러낸 44개 골프단 중 건설사 골프단만 8개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의 주택 브랜드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에 비해 인지도가 많이 떨어지는 편"이라면서 "골프단과 골프행사 등의 이름에 주택 브랜드를 껴넣으면서 중장년층인 기존 고객뿐 아니라 미래 고객층인 젊은층에게까지 주택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대보골프단 선수들은 대보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하우스디'의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활동할 예정이다. 오는 7월 대보건설이 개최하는 골프대회 이름도 '대보 하우스디'다. 대우산업개발 골프단 선수단들의 옷에는 아파트 브랜드 '이안' 로고가 붙어 있다.

대보건설은 지난 3월 경기 파주 서원밸리컨트리클럽에서 남녀 프로선수 6명으로 구성된 '대보 골프단'을 창단했다. /대보건설 제공

골프장을 운영하는 건설사가 많다는 점도 골프단 창단을 이끈 요인이다. 대보건설은 서원밸리CC, 금강주택은 금강센테리움CC, 경원건설은 남서울CC를 소유하고 있다. 골프 용품 사업을 준비 중인 신세계건설은 자유CC, 트리니티 클럽에서 골프장을 운영 중이다.

골프장 운영은 대형 건설사도 예외는 아니다. GS건설은 엘리시안 강촌CC와 엘리시안 제주CC를 운영 중이다. DL이앤씨가 속한 DL그룹은 제주 오라CC를, HDC현대산업개발은 오크밸리CC, 오크힐스CC, 오크크릭 GC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서서울CC, H1클럽 등을, 중흥건설은 골드레이크CC를 소유하고 있다.

코로나19 속 골프 인구가 늘어나면서 중견 건설사들의 골프 마케팅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 인구는 2019년 대비 약 46만명 증가한 515만명이다. 특히 2030세대의 골프 인구는 전년보다 35% 늘어난 115만명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골프단을 창단하는 데에서 나아가 골프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곳도 있다. 신세계건설은 골프용품 사업 론칭을 준비하며 지난 2월 관련 상표권 등록을 마친 상태다. 에스에스지알(SSGR), 오메스(OMES), 오마이아이즈 등이다. 해당 상표는 골프복과 골프화, 골프가방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골프용품 브랜드 론칭 시점은 미정이나 자사 골프장 또는 일부 매장, 온라인 채널 등에서 한정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라며 "이미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신사업으로 실내 골프 아카데미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