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 규제로 상업용 부동산으로 투자 수요가 옮겨가며 지식산업센터가 대체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매매가격이 왠만한 아파트에 버금가는 3.3㎡당 3000만원 이상을 기록한 사례도 나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마이너스 피’를 부담하고도 처분이 어려운 경우도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반도건설 ‘영등포 반도 아이비밸리‘ 더블역세권 조감도

23일 지식산업센터114에 따르면, 서울 성수동 ‘서울숲포휴’ 150.7㎡는 지난해 11월 13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3.3㎡당 3026만원 꼴로, 앞서 지난 2020년 6월 3.3㎡당 167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일년 반 사이 두배 가까이로 오른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구로디지털단지와 영등포, 가산디지털단지 등에 소재한 지식산업센터도 매매가격이 3.3㎡당 2000만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가산디지털단지의 ‘현대지식산업센터 가산 더 퍼블릭’은 2019년 분양가가 3.3㎡당 1050만원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3.3㎡당 15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지난해 4월 공급된 영등포 ‘반도 아이비 밸리’ 분양가도 3.3㎡당 1900만원대에 달했다. 구로에 지난해 분양한 대륭포스트8차 분양가는 3.3㎡당 2000만원을 넘겼다.

이처럼 지식산업센터 몸값이 높아지는 것은 주택 규제를 피해 뭉칫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산은 대출 규제를 심하게 받는 아파트와 달리 분양가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또 취득세와 재산세를 감면해줘 세금 부담도 가벼운 편이다.

주택과 달리 원칙적으로 개인이 분양받을 수 없다는 진입장벽이 있지만, 이 또한 분양 현장에서는 업자가 사업자 등록까지 알선해주는 방식으로 돕기 때문에 별로 문제가 되질 않는다고 한다. 전매도 자유롭기 때문에 최근에는 입지가 좋은 지산에 대한 분양권 프리미엄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반대로 입지 조건이 양호하지 못한 지산의 경우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을 걸어야 겨우 매매가 가능한 경우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네이버 ‘지식산업센터 직거래 카페’에서는 김포와 인천에 소재한 모 지산 분양권 매물이 마피 500만원에 올라오는 사례도 발견된다.

일부 지식산업센터의 경우에는 매매가격이 하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인천 서구에 위치한 ‘GJ가좌타워 지식산업센터’는 지난해 12월 3.3㎡당 41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초 거래 가격인 3.3㎡당 470만원에 비해 13%가량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극과 극으로 갈리는 것은 투자 수단으로 주목을 받으며 신축 지식산업센터가 난립하기 때문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지식산업센터 신규 승인 건수는 141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말 기준 전국에는 1309개의 지식산업센터가 있는데, 이들의 10%에 해당하는 물량이 시장에 쏟아진다는 얘기다.

부동산 정보업체 포애드원의 박준표 본부장은 “원래 지산은 프리미엄이나 매매차익보다는 월세 수입을 기대하고 보유하는 수익형 부동산”이라면서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고 명확한 입지 분석없이 섣불리 매수에 나섰다간 낭패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지식산업센터 신규 공급이 워낙 많기 때문에 자칫하면 공실을 떠안고 처분도 어려워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면서 “대출을 크게 일으켜서 매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금리가 비싸지는 요즘에는 수익성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