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래마을에 위치한 ‘강남원효성빌라’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약 4년 만인데, 서울의 부촌 중 한 곳인 서래마을에서 재건축이 진행되는 건 효성빌라가 처음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래마을에 있는 '강남원효성빌라'. 준공 39년 차로 재건축 연한(30년)을 넘었다. / 네이버 지도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래마을 효성빌라는 이달 초 서초구청으로부터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총 103가구 규모의 효성빌라는 올해 준공 39년 차로 재건축 연한(30년)을 훌쩍 넘었다. 이 단지는 가장 작은 가구가 전용면적 175㎡일 정도로 대형 평형으로만 이뤄져 있다.

효성빌라는 재건축을 통해 기존보다 29가구를 늘려 빌라 형태로 다시 짓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재건축 추진위는 다음달 6일 추진위 승인 후 첫 회의를 열고 가구수 증가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기존 서울시에서 승인을 받은 ‘1대1 재건축 방안’ 수정이 불가피한 탓에, 정비업체에 29가구가 증가한 설계안 등을 의뢰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재작년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1대1 재건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효성빌라의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승인했다. 당시 효성빌라는 현재 가구 수 그대로 짓는 1 대 1 재건축을 추진했다.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을 기존의 100%에서 최고 150%로 높일 예정이었다.

효성빌라 재건축추진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1대1 재건축을 하기에는 주민들의 분담금 부담이 큰데다 가족 구성원 수가 줄면서 현재의 큰 평형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여론이 형성됐다”면서 “각 가구의 평형을 좁히되 전용 84㎡ 29가구를 새로 만들어 주민들의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고 했다.

효성빌라의 재건축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지난 2017년부터다. 당시 효성빌라는 신탁 방식의 재건축을 추진했다. 이후 초과이익환수제 부담 감소 등의 이유로 1대1 재건축 방식을 추진하기로 서울시에 승인을 받았는데, 또다시 재건축 방식에 변화가 일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효성빌라가 있는 서래마을은 강남 재건축이 본격화하기 전인 2000년대 중반까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등 기업인들과 유명 연예인들이 많이 살던 부촌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원효성빌라 전용 190.35㎡(1층)는 지난 8월 36억4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5월 같은 층이 30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개월 새 20%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