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에 달하는 공공임대주택 공실률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애타게 찾고 있다. 올 1분기에 출범한 공가 해소 관련 태스크포스(TF)에서는 사업 참여 부서별로 용역을 잇따라 발주하면서 사업단계별 공가 원인을 분석 중이다. 이를 통해 신규 및 기존 임대주택의 공실률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16일 LH 전자조달시스템에 따르면 LH 스마트 도시계획처는 지난 8일 공공임대주택 공가 최소화를 위한 신규택지 지구계획 가이드라인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이 용역은 신규택지의 지구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임대주택에 적합한 최적의 입지를 찾고 적정 임대수요를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LH 임대주택 단지 전경.

과업내용서를 보면 LH는 이번 용역을 통해 주요 공가 발생지구 및 단지에서 공가가 발생한 개별원인과 주민불편사항, 입주계층 등을 분석해 개선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대상 지구는 임대주택 유형별로 공가율 상위 10곳을 골라 선정한다.

발생원인을 조사한 후에는 공가 해소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LH 측은 과업내용서에서 "대중교통 및 공공·편의시설 이용 여건 개선, 주민 필요 시설 설치 등 생활 인프라를 개선해 입주민 선호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기서 도출된 시사점을 반영해 임대주택 공가해소를 위한 지구계획 수입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방침이다.

지난 4일에도 LH 사업계획실은 '지역별 주택수요 및 임대주택 유효수요 분석 연구용역'을 입찰 공고한 바 있다. 이 용역은 인구와 가구구조 변화, 최근 사회환경 등을 반영해 수요예측 모형의 데이터를 고도화하고, 주택공급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당시 발주한 용역은 수요예측 모형을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번 용역은 주요 단지별 공가원인을 분석해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근 들어 LH가 잇따라 공가 해소방안과 관련된 용역을 발주하는 것은 임대주택의 공가가 장기간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낸 '2020년도 국토교통위원회 결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H가 공급한 공공임대주택 7만2349가구 중 1만2029가구(16.6%)는 올해 5월까지 공실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5657가구는 6개월 넘게 임차인을 찾지 못했다.

전세난에도 불구하고 공공임대주택에서 장기 공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두고 LH의 주거복지 정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주거면적이 36~40㎡인 신혼부부형 주택이나 30㎡가 채 되지 않는 청년형 주택들을 중심으로 미계약분이 속출하면서 임대주택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왔다.

지난 9월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LH의 공가 현황을 언급하며 "정부가 공급건수 확대에만 급급해 원룸, 고시원 수준의 소형평수 위주로 물량공세를 했고, 결국 3만호가 넘는 공실발생과 이로 인한 혈세낭비만 자초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LH는 공가 해소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올해 1분기 관련 TF를 꾸려 전사적으로 운영해왔다. 이 TF에서는 신규 택지와 기존 주택을 대상으로 한 공가 해소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본사 주요 부서들이 모두 참여해 TF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현재 발생해 있는 공가들에 대해서는 주거복지 파트에서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를 줄이려는 LH의 시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정부 및 지자체 차원에서 예산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 원하는 시기에 적절한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면서 "특히 공급계획의 지침이 되는 지구단위계획 가이드라인에 관련 내용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기반시설이 갖춰진 입지에 좋은 주택을 더 공급하려면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현 제도 하에서 LH는 임대주택을 한 채 지을 때마다 1억원씩 손해를 본다. 이걸 국가 세금으로 충당해주지 않으면 수요자가 원하는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기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