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인 경기 군포시 산본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노후 아파트들이 늘어나면서, 일대 아파트값이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리모델링 후 탈바꿈 할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이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 군포시 백두한양과 무궁화주공1단지는 최근 조합설립 주민동의서를 접수를 시작하면서 리모델링 조합설립 추진에 착수했다. 1994년 지어진 백두한양은 15·25층 18개동 930가구를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보다 15% 많은 1069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백두한양 리모델링 주택조합설립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17일부터 주민 동의서를 받기 시작해 약 열흘 만에 동의율 35%를 달성했다"면서 "조만간 동의율 요건인 67%를 채울 것으로 예상하지만, 코로나 19 사태로 주민설명회 등이 지연돼 최종 조합설립은 다음달 말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산본 일대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 대부분 주공, 그리고 소형 평수"라며 "민영 아파트, 중대형 평수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것은 백두한양이 처음이라 인근 중대형 아파트들에서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미 리모델링 조합설립을 완료한 단지도 여럿이다. 1778가구 규모의 개나리주공13단지는 지난달 초 경기 군포시로부터 리모델링 조합설립을 인가 받았다. 우륵주공7단지와 율곡주공3단지도 조합설립을 완료하고, 두 단지 모두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한 상태다.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드는 산본 노후 아파트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리모델링추진위원회가 설립된 퇴계주공3단지는 지난 6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및 설계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낸 후, 지난 27일 업체 선정을 마쳤다. 세종 주공 6단지와 설악 주공 8단지 역시 추진위를 설립하고 리모델링 사업 준비를 하고 있다.
리모델링 바람이 불면서 노후 아파트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경기 군포시 산본동 개나리 주공13단지 58.14㎡는 지난 7월 5억4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층 직전 거래보다 5500만원 상승한 것으로, 약 2주간 상승률은 11.2%에 달한다. 최근 이 단지 호가는 최고가보다 높은 5억8000만원~6억원에 형성돼 있다.
율곡주공 3단지 전용 58.46㎡ 9층은 지난달 7일 5억6900만원 거래됐다. 동일 면적, 동일 층수가 지난 6월 5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한달 간 상승률이 13.8%다. 한양백두아파트 전용 96.36㎡도 지난달 11일 7억5000만원에 매매되면서, 반년 새 최대 2억원 올랐다. 지난 1월 같은 면적은 5억5000만원~5억9800만원에 거래됐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최근 산본 아파트값은 리모델링 바람에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금정역 정차하는 것으로 확정되면서 교통망이 확충된 영향으로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다"면서 "재건축 규제가 강한 탓에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공급이나 사업성 측면에서 재건축보다 이점이 낮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