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중순 경기 화성에 e커머스 물류센터를 대규모로 짓겠다고 발표하자, 투자자들이 물류센터 예정부지 인근 토지를 급속도로 사들이고 있다. 한 필지를 여러 사람이 지분을 나눠 사들이는 '지분 쪼개기' 거래도 나타나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

경기 화성시 매송면 야목리 일대. /네이버 항공뷰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9월 화성에 e커머스 물류센터를 대규모로 짓겠다고 발표한 이후 인근에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

정부는 당시 '생활물류 발전방안'을 발표하며 화성 약 40만㎡, 구리 약 90만㎡, 의정부 약 100만㎡ 면적에 대규모 e커머스 물류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물류, 정보기술(IT), 제조 기능을 융합한 최첨단 시설을 짓는 계획으로, 정부는 오는 2024년까지 물류단지 지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내용이었다.

발표 1년여가 지난 현재 물류센터 인근 토지는 '정부가 찍은 곳'이라는 소문을 타고 눈에 띄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화성시는 지난해 10월 화성 매송면 야목리 559번지 일대 44만1000㎡를 화성 이커머스 물류단지 사업예정지역으로 고시하고, 개발행위허가 제한에 나섰다. 사업 예정부지에 속한 토지의 분할과 형질변경 등 개발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그러자 투자자들은 예정부지 '옆 토지'에 주목하는 추세다. 통상 개발로 수용되는 토지보다 개발부지 바로 옆에 위치해 수혜를 볼 수 있는 '옆 토지'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야목리 400-1번지 답(畓)은 지난해 3월 1억7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5월엔 2억684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불과 1년여 새 53%(9000만원) 뛴 값이다.

인근 야목리 81-1번지도 2017년 4억9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올해 2월엔 8억4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4년 새 약 71%(3억5000만원) 상승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지가지수를 보면 화성시 지가는 최근 1년간 3.3% 상승한 데 그쳤는데, 물류센터 신축 호재가 있는 야목리에만 투자자가 집중적으로 몰린 모습이다.

일부에선 작은 필지가 지분 쪼개기 거래도 등장해 투자자 유의가 필요하다. 야목리 산46-5번지 2만8168㎡ 임야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소유주가 총 177명에 달한다. 2017년 5월만 해도 소유주 2명이 각 50%씩 공동소유한 땅이었는데, 지분거래가 속속 등장하며 소유주가 177명에 달하게 된 것이다. 이 땅은 물류센터 예정부지와 가깝지만 개발제한구역에다 급경사 임야인 맹지라 활용하기 어려운 땅이다.

그럼에도 지난달 지분 약 0.23%가 2940만원, 지분 약 0.08%가 1050만원에 각각 매매됐다. 지난 6월에도 지분 약 0.12%가 1250만원, 지분 약 0.62%가 5194만원, 지분 약 0.47%가 1500만원에 각각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작년 9월부터 현재까지 이 필지에서만 총 30건의 지분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분 쪼개기 거래는 투기의 전형적인 방법"이라면서 "수요자들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