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맡은 택지지구 곳곳에서 맹꽁이가 발견돼 암초를 만났다. 맹꽁이는 환경부가 지정한 법정보호종(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어서 현장에 맹꽁이가 발견되면 대체 이주지를 찾아 옮겨줘야 한다.
12일 LH에 따르면 LH는 의왕월암, 부천원종, 시흥하중,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등 4곳에서 맹꽁이 서식을 확인하고 정밀조사를 거쳐 맹꽁이를 이주하기 위한 용역을 최근 발주했다.
의왕월암, 부천원종지구는 2017년 11월 주거복지로드맵에서 발표된 택지지구다. 시흥하중지구는 2018년 9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서 신규 택지지구로 발표된 곳이고, 인천계양 테크노밸리는 2018년 12월 3기 신도시 택지지구를 확정한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에서 발표된 곳이다.
맹꽁이는 '맹', '꽁'하는 울음소리를 내는 동물로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은 개체수가 이미 크게 줄어든 생물, Ⅱ급은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어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생물을 말한다. Ⅱ급에는 가시오갈피나무(가시오갈피), 구렁이, 금개구리, 독수리, 물방개, 올빼미 등이 포함돼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호받는다. 누구든 포획·채취해선 안 되며, 택지지구를 조성할 때에도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발견되면 서식지를 정밀조사하고 대체 서식지로 옮겨줘야 한다. 우선 현지 조사를 통해 전체 개체수를 조사하고, 통발이나 그물을 설치해 채집한 뒤 대체 서식지로 옮기는 방식이다.
맹꽁이 올챙이는 아가미 호흡을 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용기에 적당량의 물을 담고 휴대용 산소발생기를 장착해야 하는 등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다. 계획을 수립하고 포획, 이주하는 데 총 5개월여가 소요된다.
사실 맹꽁이는 국내 서식지가 폭넓고, 개체수가 이미 크게 줄어든 Ⅰ급이 아닌 멸종 우려가 있는 Ⅱ급이라 택지지구에서 맹꽁이가 발견되는 것이 특이한 일은 아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제3연륙교 시점부인 영종 인근에서 맹꽁이를 발견, 대체 서식지인 세계평화의 숲으로 다음달까지 방사한 후 착공할 계획이다. 한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포획·방사 허가를 받았다. 대전 대덕구도 신탄진권역 복합문화커뮤니티센터 부지에서 맹꽁이를 발견, 대체 서식지인 금강습지에 방사하기로 금강유역환경청의 허가를 받았다. 서울에서도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을 계획한 노들섬 서편에 맹꽁이가 발견돼 2017년 9월 서울시가 노들섬 서편에 거주하던 맹꽁이 2629마리를 노들섬 동편으로 옮겼다.
맹꽁이를 대체 서식지로 이주시킨 뒤 택지조성에 들어가는 사례가 꽤 많다는 얘기인데, 맹꽁이가 때론 결정적 암초 역할을 하기도 한다. 대표적 사례가 제주 제2공항이다. 국토부가 추진해온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해 환경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하며 사업을 뒤집었다. 환경부는 반려 사유로 맹꽁이를 들었다. ▲다수의 맹꽁이 서식 확인에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항공기 소음 영향 재평가 시 최악 조건 고려 미흡 및 모의 예측 오류 ▲숨골(제주 지하수의 원천)에 대한 보전 가치 미제시 등이 이유로 적시됐다.
맹꽁이 서식이 택지지구 지정 취소로 불똥이 튀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월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110번지 공공주택지구와 관련해 주민 536명이 제기한 지구지정 취소소송에서 주민 손을 들어줬다. 지구 내 맹꽁이 서식이 확인됐지만, 보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고시했다는 이유였다. 국토부와 LH는 뒤늦게 항소에 나섰다.
LH 관계자는 "제주2공항 같은 특이사례가 있지만, 공공주택지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맹꽁이를 발견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자주 있는 일"이라면서 "맹꽁이와 같은 법정보호종의 서식에 영향이 없게끔 앞서도 환경부와 협의해 업무를 일상적으로 진행해 왔다"고 했다. 이어 "착공 전에 이뤄지는 용역이고 포획과 이주도 착공 전에 끝나는 만큼 사업 일정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