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 청약에서 84점 만점 통장이 연이어 등장한 가운데, 청약 가점 ‘인플레 현상’이 경기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기 과천시의 한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 / 오종찬 기자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3일 당첨자를 발표한 파주 운정신도시 A11블록 중흥S-클래스 에듀하이 84A형 기타지역 당첨자 최고점은 74점으로 나타났다. 청약가점 74점은 5인 가족(25점)이 15년 이상 무주택 기간(32점)을 유지하고, 청약통장 가입기간도 15년 이상(17점)을 넘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경기 안양 지역 아파트 청약에서도 5인 가족 기준 만점 통장이 당첨됐다. 지난 14일 당첨자를 발표한 평촌 트리지아 74형 당첨자 최고 가점은 74점이었다. 해당 평형은 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당첨자 평균 가점도 66점에 이른다. 지난 5월 당첨자를 발표한 경기 양평 더샵 양평리버포레 84A형의 최고 가점도 74점으로 집계됐다.

4인 가족 기준 가점 최고점인 69점이 당첨된 경우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4인 가족(20점) 기준으로 15년 이상 무주택 기간(32점)을 유지하고,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5년 이상(17점)이 돼야 청약 최고 가점인 69점을 받을 수 있다.

경기 파주의 경우, 파주 운정신도시 A11블록 중흥S-클래스 에듀하이 84A형과 파주 운정3지구 A10BL 제일풍경채 2차 그랑베뉴 104A·59A형 당첨자 중 69점짜리 청약 통장이 등장했다. 평촌 트리지아 59A·B형 당첨자 최고 가점도 69점이다. 경기 오산 더샵 오산엘리포레의 경우, 4개 공급평형 중 3개에서 당첨자 최고 가점이 69점으로 나타났다.

경기 평택 지제역 센트럴파크 84형의 최고 가점은 71점이었다. 동두천 지행역 센트레빌 파크뷰 84A형과 광주 오포자이 디 오브 C-4BL 84A형 당첨자의 최고 가점은 70점이다. 예전이면 서울권에서도 당첨을 노릴 수 있는 청약 가점이 경기도 아파트에서 나타난 것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서울에서는 래미안원베일리 74㎡B형에서 청약가점 84점 만점자가 최고 점수로 당첨돼 화제가 됐다. 84점은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을 모두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로, 현 청약 제도에서 최고 가점이다.

당시 만점자가 나온 74㎡B주택형은 당첨 최저 점수가 78점, 평균 점수가 80.5점에 달했다. 59㎡B형만 당첨 최저 점수와 평균 점수가 각각 69점, 69.81점으로 60점대였고, 나머지 주택형은 모두 당첨 최저·평균 점수가 70점을 넘었다. 래미안 원베일리 청약 당첨자 대부분의 부양 가족이 최소 4명이었다는 의미다.

서울에서는 지난 1월에도 청약 만점자가 나온 아파트 단지가 있었다. 지난 1월 강동구 힐스테이트리슈빌강일 101D형 당첨자 최고 점수가 84점이었다. 해당 평형 당첨 최저 점수는 4인 가족 만점인 69점, 평균 점수는 70점으로 확인됐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기존 아파트 값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무주택자들에게는 분양가 상한제 등의 적용을 받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 아파트가 기회가 되고 있다”면서 “신규 주택 공급마저 부족하니, 그동안 집을 사지 않고 관망하던 사람들이 청약 시장에 몰리면서 당첨 청약 가점이 상승하는 현상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