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아파트들이 밀집한 서초동에 랜드마크가 될만한 단지가 새로 등장했다. GS건설이 야심 차게 내놓은 ‘서초그랑자이’다. 모두 1446가구로 인근 아파트 단지 중 규모가 가장 큰 서초그랑자이는 지난달 30일 입주를 시작했다.

번잡한 강남대로 변에서 조금 들어가니 흡사 중후한 유럽의 성(城)처럼 느껴지는 서초그랑자이가 나타났다. 일부 커뮤니티 시설 공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 조금 번잡했지만, 드러난 것만으로도 위용을 자랑하기엔 충분했다.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임에도 단지 내 중앙공원과 영화관, 수영장 등 초호화 커뮤니티 시설들이 어우러져 북적이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다.

◇ 호텔급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 “살 맛나겠네”

서초그랑자이를 보고 가장 먼저 놀라게 되는 지점은 고급 호텔·리조트를 방불케 하는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이다. 입주 전부터 국내 아파트 최초로 단지 내 영화관이 입점하기로 해 입소문을 탔다. 영화관 뿐 아니라 단지에 갖춰진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들 모두 전반적으로 최고급이었다.

단지 입구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단지 내 공원인 ‘그랑 파크’다. 축구장 2.5배 규모의 ‘엘리시안 야드’를 중심으로 공중 산책로가 입체감을 더했다. 수경 시설인 포시즌캐널과 수목(樹木)이 어우러져 강남 한복판임에도 삭막함을 느끼기 어려웠다. 이처럼 넓은 단지 내 공원을 둘러싼 단지 배치로 동 간 거리가 충분히 확보된 것 역시 채광과 통풍 측면에서 큰 장점이다.

단지의 양옆으로는 대형 커뮤니티 시설인 클럽 자이안과 썬큰플라자가 자리했다. GS건설의 커뮤니티 브랜드 ‘자이안’의 이름을 딴 동쪽의 클럽 자이안은 3레인 규모의 수영장을 비롯해 사우나·샤워장·골프연습장·피트니스 등을 갖췄다. 한 눈에 보아도 고급스러운 석조와 목재를 이용한 내부 마감이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보다는 휴양지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피트니스룸 역시 유명 브랜드의 피트니스 기구들을 들여놔 단지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충분한 건강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클럽 자이안 방향의 스카이라운지 ‘스카이큐브’는 마감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단지 관계자는 “강남 일대의 야경을 감상하면서 품격있는 휴식과 사교활동이 가능한 단지의 자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쪽의 썬큰프라자에는 대형 연회장(현재 입주지원센터로 사용)과 아트룸(악기연습실), 스튜디오 등과 함께 서초그랑자이가 자랑하는 단지 내 영화관 CGV SALON이 있다. CGV SALON은 안락한 좌석 28석을 멀찍이 배치해 쾌적한 감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단지 주민들은 CGV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을 골드클래스 수준의 프리미엄 상영관 CGV SALON에서 보다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다.

◇ ‘우수 디자인 인증’ 받은 설계, IT 접목된 첨단 주거

서초그랑자이는 설계 단계부터 서울시에서 ‘우수 디자인 인증’을 받기도 했다. 석재와 유리 소재의 커튼월룩(curtain wall look·콘크리트 외벽에 유리마감재 패널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외관은 안정감 있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가구 내부는 3~4베이(Bay·발코니와 맞닿은 거실과 방의 수)의 효율적인 평면구조와 배치가 이뤄졌다. ‘우수 디자인 인증’에 따른 발코니 인센티브로 인근 아파트 단지보다 발코니 면적이 넓어 확장할 경우 더 넓은 실내 공간이 확보됐다. 방문했던 가구를 봐도 드레스룸 등 수납공간이 버리는 공간 없이 효율적으로 배치된 느낌이었다.

정보통신(IT) 기술도 적극 활용됐다. 자이앱을 설치하면 스마트폰을 통해 조명·난방·가스·조명은 물론 공동 출입문과 엘레베이터 호출까지 제어할 수 있다. 동 별로 무인택배시스템을 갖춰 보안과 편의성을 함께 확보했고, 지하주차장에는 주차위치 알림 시스템과 건식 차량청소 시스템을 갖췄다.

◇ 초품아·超역세권은 아니지만… 큰 불편함은 없어

서초그랑자이는 한국에서 가장 번화한 강남대로 상권에서 직선거리로 500m 거리에 자리했다. 단지 자체는 다른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와 인접해 다소 심심한 측면이 있으나, 도보로 10분 이내 거리에 강남대로가 있는 만큼 생활에 큰 불편함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단지 밖에는 별도의 녹지가 없지만 도보로 10~15분 거리에 말죽거리 공원이 있고 우면산도 멀지 않다.

대중교통을 보면 지하철역과 바로 맞닿은 ‘초역세권’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반경 1㎞ 거리에 양재역, 남부터미널역, 강남역이 있다. 각각 단지에서 마을버스 등을 타고 2~3정거장, 10여분 이내로 지하철역에 도달할 수 있다. 직선거리 1.5㎞ 거리에는 대법원과 대검찰청 등 법조타운이 있다.

단지 내에 어린이집이 한 곳 있으며 200m 거리에는 서이초등학교가 있다.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는 아니지만 유아나 초등 저학년이 통학하기에 큰 무리는 없어 보였다. 중학교는 500m 거리에 서운중학교가 있는데, 차도를 2~3번 건너야 한다. 고등학교는 양재고와 은광여고가 반경 1㎞ 거리에 있다. 단지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학군지로 꼽히는 대치동까지는 길이 막히지 않을 경우 차로 15분가량, 버스로는 30분가량 걸린다.

GS건설 제공

◇ 초기 분양가보다 10억 이상 오른 매매가격… 향후 인접 재건축 단지와 ‘시너지'도 기대

서초그랑자이는 전용면적 평형 별로 ▲59㎡ 436가구 ▲74㎡ 102가구 ▲84㎡ 418가구 ▲90㎡ 39가구 ▲100㎡ 254가구 ▲119㎡ 186가구 ▲115㎡(복층) 8가구 ▲148㎡(펜트하우스) 3가구로 구성됐다.

지난 2019년 일반분양 당시 전용 59㎡는 11억1900만~13억1800만원, 전용 100㎡는 16억3000만원이었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같은 평형의 7월 현재 매매가격은 각각 20억원, 3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2년새 10억~14억원 정도 올랐다. 3.3㎡당 가격은 평균 4891만원에서 5833만~7938만원으로 뛴 셈이다.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초그랑자이의 입주 이후 실거래 내역이 없어 인근 단지와 동일한 평형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우나 신축 프리미엄을 고려해 조금 더 높은 수준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했다.

서초그랑자이는 서울 강남역과 뱅뱅사거리 사이의 5개 아파트 단지, 이른바 ‘독수리 5형제’ 중 무지개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었다. 우성 3차가 ‘래미안 에스티지’, 우성 2차가 ‘래미안 에스티지 S’로 이미 자리 잡은 가운데, 3번째로 재건축을 마친 것이다. 인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르면 올 하반기에 이주를 시작하는 서초 신동아 아파트, 그리고 우성 1차 아파트 역시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될 경우 서초 브랜드 아파트 타운으로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초그랑자이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CGV골드클래스, 3레인 수영장, 대연회장, 골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