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년간 서울 30평 아파트 가격 평균 상승률이 93%에 이른다면서 정부가 발표한 통계는 3~4배나 낮은 거짓 자료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4년 간 서울 아파트 11만5000가구 시세변동을 조사한 결과, 현 정부 출범 이후 4년간 서울 30평 아파트 가격 평균 상승률이 93%에 이른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는 서울 25개 구별 3개 단지씩, 총 75개 단지(11만 5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KB국민은행 시세정보와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소득 5분위별 가처분소득 조사 결과도 참고했다.

23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윤은주(왼쪽부터)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간사, 김성달 국장, 임효창 정책위원장, 정택수 부동산건설개혁본부 팀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 4년 서울 아파트 시세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경실련

이는 ‘서울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이 17%’라는 정부 발표를 정면 반박한 것이다. 국토부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17%라고 설명했지만, 같은 기간 KB국민은행 시세 기준으로도 75%, 경실련 자체 조사로는 79% 올랐다.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에는 3.3㎡(1평)당 2061만원이었지만 올해 5월에는 3971만원을 기록했다. 불과 4년 사이에 3.3㎡당 93%인 1910만원 올라 아파트 가격이 두 배로 치솟았다. 30평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6억2000만원에서 5억7000만원이 올라 11억9000만원이 된 셈이다. 같은 기간 강남지역 아파트 평균 가격은 84%, 비강남지역은 96% 올랐다.

경실련은 이를 토대로 서울 아파트 상승률을 17%로 발표했던 국토교통부에 대해 “상승률이 3∼4배나 낮은 거짓 통계 자료”라면서 통계 왜곡에 대한 시정을 공개 촉구했다.

또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2019년 11월에 ‘부동산은 자신 있다. 집값은 안정적이다’라고 말했는데 대통령이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해 서울 내 집 마련 소요 기간이 무려 25년이 걸린다는 조사 결과도 제시됐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아파트값은 두 배 가까운 5.7억(93%)이 올랐으나, 실질소득은 298만원(7%) 올랐다. 특히 서울아파트값 상승액은 소득상승액의 192배나 된다.

경실련은 “이제 소득을 전액 모으더라도 아파트 매입까지 25년이나 걸려야 한다”면서 “4년 전 14년 소요보다 무려 11년이나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국민과 약속했던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왜곡된 부동산 통계부터 전면 개혁해 집값 상승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여당은 3기 신도시와 공공재개발 등 집값 상승 유발하는 정책을 백지화하고 토지임대부 주택, 30년 이상 장기 공공주택을 대량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LH를 해체하고 부동산 부자 공직자들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평당시세 변동 (단위 : 평당/만원) /경실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