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중산시범아파트가 재건축을 향한 첫 걸음을 뗐다.
용산구는 이촌2동 원효대교 인근 중산시범아파트의 시유지 4695.5㎡(6필지)를 매각하기 위한 감정평가를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10여 년 만에 본격화하자 인근 중산시범아파트의 재건축 사업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중산시범아파트는 1970년 서울시가 한강변에 중산층을 대상으로 지은 전용 39~59㎡의 소형 아파트다. 1996년 재난위험 ‘D등급’으로 지정돼 재건축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됐지만 토지와 건축물 소유주가 분리된 구조적인 한계로 지난 30여 년간 재건축이 어려웠다.
건축물 소유주가 재건축 정비사업을 추진하려면 토지 소유권 확보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우선 시유지 매입을 추진했다. 주민들이 토지 매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2004년 시를 상대로 소유권 무상 양도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이후 2021년 말 중산시범아파트 주택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구에 매수신청서를 재차 제출했고 2022년 서울시 공유재산심의회가 시유지 4695.5㎡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시의회도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의결하며 매각이 최종 확정됐다.
올해 3월 구는 건축물 소유자 94.3%의 높은 매수 신청률, 매수 신청자 96.4%의 대부료 완납률을 근거로 서울시에 후속 절차 진행을 요청해 이번 감정평가를 실시하게 됐다.
구는 복수의 감정평가기관에 토지 가격을 산정하는 용역을 맡겨 산정된 금액을 산출평균해 시 공유재산심의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심의회에서 최종 매각 가격이 확정‧통보되면 구는 건축물 소유자와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후 소유권 이전이 완료되면 정비구역 지정, 조합설립 인가 등 재건축 정비사업 절차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그동안 토지 소유권 문제로 재건축이 지연돼 물이 새고 천장이 내려앉는 등 노후도가 심해 주민들의 고충이 컸을 것”이라며 “토지 소유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은 만큼 재건축 정비사업이 진행되면 용도지역 상향을 통해 고밀 개발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