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들이 반바지에 슬리퍼 신고 영화보러 많이 오세요. 그야말로 '슬세권' 'CGV죠."

서초그랑자이 내 CGV 살롱/GS건설 제공

지난 6일 찾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그랑자이'의 'CGV 살롱'에서 만난 카페 직원은 이같이 말했다. 서초그랑자이는 국내 최초로 아파트 내에 영화관이 입점한 단지다.

은은한 주황색 조명이 비치는 CGV 살롱은 작지만 갖출 건 다 갖춘 '입주민 만의 영화관'이었다. 로비에 자리한 자판기에서는 여러 맛의 팝콘과 맛밤 등을 구매할 수 있었고, 음료와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는 카페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재는 영화관 안에서 음료 외에는 반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영화 예매는 '자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손쉽게 할 수 있다. '내 단지' 탭에서 CGV 버튼을 눌러 마음에 드는 영화와 시간대를 선택하면 끝이다. 영화 관람료는 익월 관리비로 정산된다. 이날은 '유체 이탈자'와 '연애 빠진 로맨스' 두 가지 영화가 상영 중이었다.

영화를 관람하기 전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주문했다. 계산은 '얼굴인식 기기'를 통해 자동으로 이뤄졌다. CGV 살롱 뿐만 아니라 스크린골프, 수영장, 사우나, 헬스장, 게스트하우스 등 서초그랑자이 단지 내 대부분의 커뮤니티 시설은 이처럼 입주민의 얼굴이 곧 입장권이 된다.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도 매끄럽게 인식이 된다.

CGV 살롱은 26석 규모의 아담한 영화관이었지만, 좌석이나 프로젝터, 음향 등의 제반 시설은 모두 프리미엄 급으로 구성된 모습이었다. 스크린과 프로젝터는 100석 규모의 일반 CGV 상영관과 동일한 스펙이고, 좌석은 골드클래스 상영관에나 배치되는 고급 제품이라고 했다.

푹신하고 널찍한 좌석에는 '침대' 기능도 있다. 왼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좌석이 스르르 뒤로 젖혀지며, 아래에선 발받침이 올라온다. 누워서 영화를 보고 있으니 마치 내 집 소파에서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듯한 안온함이 느껴졌다.

GS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며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CGV 살롱을 찾는 입주민 분들도 점차 늘고 있다"면서 "국내 최고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특별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서초그랑자이 입주에 앞서 GS건설은 CGV와 5년 간 독점 계약을 맺었다. 향후 몇년 간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GV를 만날 수 있는 아파트는 자이 뿐이라는 얘기다. 12월 중 분양하는 '나주역자이 리버파크'에도 CGV 영화관이 입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