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불안 상황과 관련해 일본과 액화천연가스(LNG)·원유 스와프(swap·상호 융통) 등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경북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이러한 내용의 합의문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핵심 에너지원인 LNG 및 원유 분야 협력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며 "지난 3월 체결된 LNG 수급 협력 협약서를 바탕으로 양국 간 LNG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원유 수급 및 비축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 채널도 심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이 교착 상태에 머물고 수급 불안도 계속되는 상황에 대해 "공급망과 에너지시장 불안정성에 대해 양국 간 긴밀히 협력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데 공감했다"며 "중동지역 평화와 안정이 조속히 회복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더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 3월14일 도쿄에서 열린 양자회담을 계기로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에너지 안보 불안에 공동대응하자는 취지로 ▲공급망 교란 발생 시 5일 이내에 긴급회의를 열어 즉각 공조하고 ▲비상 상황 시 LNG 스와프를 추진하는 내용이다.
청와대는 "양국이 원유·석유제품 스와프 및 상호공급 관련 민관 대화를 장려하기로 했다"며 "한국가스공사와 일본 에너지기업 JERA이 올해 3월 협약서를 체결했고,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산업통상부와 경제산업성은 이러한 LNG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다카이치 총리는 "한일 양국이 긴밀하게 공조해 공급망 위기를 겪는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의 자원 공급망 협력도 심화해 나가자"고 제안했고, 이 대통령은 "적극 동참하겠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또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최근 한일 안보정책협의회가 차관급으로 격상돼 개최된 것에 대해 "매우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李, 다카이치에 "싸울 필요 없는 평화" 입장 설명
양국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구축하겠다는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1월 한일 정상회담 당시 공동 발표문에 담겼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일본 조세이 탄광에서 발굴된 유해의 DNA 감정 작업에 돌입하는 데 대해 "과거사 문제에 있어 인도주의적 사안부터 협력해 나가는, 작지만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일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며 "양국이 함께 번영하고 국민이 그 혜택을 피부로 느끼는 '국민체감형' 협력 방안을 끊임없이 창출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