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민간 부실채권 처리회사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상록수)'의 장기연체채권 추심과 관련해 "정부의 지원을 다 받은 금융사들이 혜택은 누리고 공적 부담은 안 지겠다는 태도는 옳지 않다"며 "필요하면 입법을 해서라도 해결 방안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2003년 '카드대란' 당시 금융사가 상록수를 만들어 20년 넘게 '약탈적 추심'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상록수의 장기연체채권 추심 사례를 소개한 보도를 언급하며 "과거 카드 대란 때 금융기관들이 다 정부 세금으로 도움을 받지 않았느냐. 그 원인이 된 국민들의 연체 채권을 지금도 악착같이 열심히 추심하고, 연간 수십조원씩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몇십억~백몇십억 배당을 받나보더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10배~20배 (빚이) 늘어서 죽을 때까지 집안에 콩나물 하나까지 팔아서라도 갚아야 한다는 게 국민적 도덕감정에 맞느냐"며 "사채업자도 아니고, 금융기관은 정부의 발권력을 이용해서 영업하는 측면이 있는 데다, 면허나 인허가 제도를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이 영업을 못하도록 제한해 혜택을 보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특히 상록수가 보유한 장기연체채권이 정부 주도의 새도약기금에 참여하도록 법 개정도 검토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의 본질은 원래 '돈 놀이'고 잔인하지만 그래도 정도가 있다"며 "금융기관은 정부의 발권력을 이용해서 영업하는 측면이 있고, 면허나 인허가 제도를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이 영업을 못하도록 제한해 혜택을 보면서 부담은 끝까지 안 하겠다는 게 옳으냐"고 했다.

새도약기금은 금융위원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의 무담보 채권을 매입하는 프로그램이다. 금융회사가 자발적으로 협약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새도약기금이 연체채권을 매입하면 추심을 중단한다. 다만 강제성이 없는 데다, 새도약기금에 채권을 넘기려면 정관상 상록수 주주 전체가 동의해야 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표면적으로는 여러 기관이 모여 만든 주식회사라 주주 전체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지만, 결국 '이익'이 뒤에 자리 잡은 측면이 있어서 협약에 참영하는 데 소극적"이라며 "새도약기금 자체가 일종의 사회적 합의였기 때문에 금융기관도 참여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주들에 개별적으로 물으면 아마 다 참여할 것으로 본다"며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