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출연연구기관인 국책연구원(출연연)을 대상으로 한 업무보고에서 "굳이 분리해서 독립 조직으로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나 싶은 조직이 있어 보인다"며 통폐합 문제를 거론했다. 연구 기관 내 비연구직 비율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만에 진행된 이번 업무보고를 계기로 정부 공공기관 통폐합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 업무보고에서 참석 기관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102개 공공·유관 기관으로부터 업무 및 조직 현황 등을 보고 받고 "연구 기관들은 보통 30여 명으로 연구 분야별 연구원들이 다 따로 설치돼 있는 것 같다"며 "물론 독립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국민적 시각에서 보면 굳이 독립 기관으로 나눠서 관리를 꼭 해야 되느냐"고 물었다.

이어 "(기관마다) 원장도 있고 비서 인력도 있을 텐데 하다못해 월급 주고 세금 신고하는 것도 다 따로 해야 하지 않느냐. 인력도 예산도 따로 든다"며 "비전문가가 보기에는 비슷한 경우가 많다. '꼭 따로 해야 하나. 같이 하면 안 되나' 그런 생각이 드는 분야가 있다"고 했다.

이에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 이사장은 "모든 연구기관이 개별법에 의해 만들어진 기관들로, 나중에 출연연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서 통합 관리하고 있다"며 "감사, 회계 등의 영역은 공통으로 통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조직 자체는 개별 법률에 의한 독립 기관이지만 출연연법에 의해 통합 관리하고 있다는 건데 (조직 개편을) 연구해 봐야겠다"고 했다.

비연구직 비율도 문제 삼았다. 이 대통령은 한국교육개발원 총원 221명 중 연구직 80명, 비연구직 68명, 기타 무기직 73명이라는 보고를 받은 뒤 "연구직보다 연구 안 하는 인력이,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연구직 68명은 뭐 하는 사람들이냐. 돈, 연구비 마련을 위한 부수 사업을 한 거냐. 아니면 원래 기관 목적 사업을 하는 거냐"고 물었다.

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장은 "연구와 더불어 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 통계를 생산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서 비연구직 쪽에 사람이 많이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통일연구원 연구직 비중에 대해서도 "현원 91명 중 실제 연구 종사자는 57명이고, 나머지 34명은 연구를 안 하는 보조 지원 인력 같다"며 "(연구직이 아닌) 지원 인력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안 드냐"고 했다.

이번 업무보고에는 지난해 12월 정부부처 업무보고 당시 포함되지 않았던 공공기관 36곳과 부처 유관기관 66곳 등 모두 102개 기관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