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5일 고물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가격조정 명령' 제도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다. 특히 과일 및 축산물 등 유통 구조 문제로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 "국가 시스템의 문제"라며, 설 연휴를 앞두고 각 부처별 물가를 집중 관리할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잠깐 할인행사 하고 모른 척 넘어가던데 이번에는 그런 일 없게 끝까지 철저하게 물가를 관리하시길 바란다"며 "가격 조정 명령제도가 있다던데, 그것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또 "정책 신뢰를 높이려면 '적당히 하다 넘어가는구나' 이런 생각을 절대 못하도록 '말한 건 반드시 지킨다, 빈말 안 하는구나' 생각이 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 밀값이 몇십퍼센트 폭락해도 오히려 국내 밀값은 올랐다는 자료가 있더라. 담합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며 "독과점 상황을 악용해서 국민에게 고물가를 강요하는 현장의 문제는 국가 공권력을 총동원해서 반드시 시정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가격조정 명령은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부당하게 결정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정부가 강제로 가격을 내리는 제도다.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4년 교육부가 전국 초등학교 3~4학년 교과서 34종과 고등학교 교과서 99종에 대해 가격 조정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식료품 물가 해법으로 가격조정 명령을 거론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추석 물가 대책을 논의하는 국무회의에서도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밀가루, 설탕 등 서민들이 주로 쓰는 식료품 가격이 너무 높다"며 가격조정 명령이 가능한 지 물었고, 주 위원장은 "가능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공정거래법 제7조에 따라, 독과점 기업이 제품값을 올려 폭리를 취할 경우 공정위가 조사를 벌여 가격 인하를 명령할 수 있다.
◇"국가 조달서도 '지방 우대' 시행하면 좋겠다"
부동산 가격 안정 의지와 지방주도 성장 필요성도 재차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전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이 인구와 자원을 소용돌이처럼 빨아들이는 일극체제는 더 방치할 수도 없고, 방치해서도 안 된다"며 "한계에 도달한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주도 성장으로 대전환하는 것, 이를 통한 국토 공간의 균형적인 이용은 경제 성장판을 다시 열고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의 토대를 쌓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망국적 부동산 문제의 근본적 해결도 수도권 일극체제 타파에 달렸다"며 재정·세제·금융 외 조달 분야에서도 '지방 생산 가산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조건이라면 비수도권에서 생산된 물품을 쓰거나, 입찰에서 지방 가점을 주는 것 등을 시행하면 좋겠다"고 했다. 또 기업의 지방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정부가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면서 "교통 등 인프라 정비, 공공기관 이전 준비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