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비상 계엄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국민들 앞에 사과하고 향후 국정 운영과 관련된 모든 권한을 당에 일임했다.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7시간 남겨둔 시점이자,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선언한 지 나흘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계엄 선포 담화 때와 마찬가지로 먹색 양복에 붉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연단에 섰다. 윤 대통령은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담화를 발표했다. 이날 담화 발표 시간은 2분 남짓, 글자 수 분량은 500여 자로 짧았다. '사과' 표현은 2회, '송구' 표현은 1회였다.
담화문이 짧은 것은 사과라는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칫 해명을 길게 담다보면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날 오후 5시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오면 윤 대통령은 탄핵된다. 표결까지 불과 몇시간 남지 않았지만 시시각각 상황과 여론이 바뀌는 만큼 메시지를 최대한 짧게 낸 것으로 풀이된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포괄적으로 언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과거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이날 사과는 여당 의원총회에서 모아진 중지가 전달되면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지도부는 의총에서 나온 의원들의 의견을 가감없이 윤 대통령에게 전달한 상황이다.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는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오전부터 분주하고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9시 3분 "윤 대통령이 10시에 생중계로 대국민 담화를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브리핑룸에는 정진석 비서실장을 포함한 일부 수석급 참모진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