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경북과 강원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새벽 시간에 어르신들의 잠을 깨우며 사진을 찍었다’는 가짜뉴스가 유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후보는 실제로 지난 5일 새벽 4시에 경북 울진에서 이재민들을 만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새벽 경북 울진 국민체육센터 1대피소를 방문해 산불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이 후보가 이곳을 찾은 시각은 새벽 4시18분이다. /뉴스1

민주당은 이날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삼척 재해현장 방문 가짜뉴스 팩트체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강원 삼척 대피소(원덕읍종합복지회관) 방문과 관련 ‘새벽 시간에 어르신들의 잠을 깨우며 사진을 찍었다’라는 가짜뉴스가 유포되고 있다”며 “이 후보가 삼척 대피소에 방문한 시간은 대피소 아침 식사 직전인 오전 7시경”이라고 했다.

함께 올린 이미지 파일에는 한 페이스북 댓글에 ‘가짜뉴스’라는 빨간색 글씨가 적혀 있다. 글 작성자는 “현장에 있던 피해자 가족이다. 며칠간 잠도 못 자다 겨우 누워 게시는 어르신들 새벽에 다 깨워서 뭐하는 짓거리냐”며 “사진 다 찍고 나서 하는 소리가 이제 다 끝났어요 주무세요라니”라고 썼다. 또 “집이고 뭐고 다 타버려서 막막한데 도대체 뭐가 끝났다는 거냐”라고 했다.

그런데 민주당의 해명과 달리, 이 후보는 실제로 새벽에 이재민을 방문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지난 5일 오전 7시35분에 낸 공지글에서 이 후보가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산불 현장을 비공개로 방문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가 울진 국민체육센터 1대피소를 방문해 이재민들을 위로한 시간은 새벽 4시18분이다. 이어 16분 뒤에는 울진 연호문화센터 제2대피소를 방문해, 이재민 맞이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1대피소에서 이재민을 만난 시간은 10여분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이 후보는 오전 4시48분 울진 봉평신라비 전시관에 설치된 산림청, 경상북도, 소방청의 합동상황실을 방문했다. 오전 5시20분에는 화재현장을 차량으로 이동하며 직접 둘러봤다. 이 후보는 오전 6시50분에는 삼척 액화천연가스(LNG) 기지 인근 강원 삼척 원덕복지회관 제 1 대피소를 방문해 이재민을 만났다.

민주당이 ‘가짜뉴스’라고 한 페이스북 글은 거주 지역이 울진인지 삼척인지 명시하고 있지 않다. 만약 울진이라면, 이 후보가 새벽에 어르신 잠을 깨웠다는 말은 사실인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이 7일 이재명 대선 후보가 화재 이재민을 새벽에 만나러 가서 잠을 깨웠다는 페이스북 댓글은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페이스북 캡처

이 일은 국민의힘도 지적한 바 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전날(6일) 확대선대본부 회의에서 “윤석열 후보도 산불 발생 소식을 접하자마자 곧 다른 일정을 중지하고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서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소방관들을 격려했다”며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모두가 주무실 새벽 4시에 이재민 대피소를 찾아가서 10여분 만에 떠났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공개라면서 사진을 참 많이도 찍어서 올렸다”라며 “이재민 위로까지도 민주당식 보여주기 행태에서 못 벗어나는 모습을 보니 참 안타깝다”고 했다.

권 본부장은 “이 후보는 작년 6월 이천 물류센터 화재로 소방관이 순직한 그날에도 떡볶이 먹방 찍느라고 현장에 늦게 왔고, 부인 김혜경 씨는 그날 법카로 초밥을 시켜 먹었다”라며 “이번에도 인터넷 여초 커뮤니티에 지지 동영상 올리는 것이 화재현장 방문보다 급했던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4일 경북 영주 유세로 일정을 모두 마친 뒤 밤 10시40분쯤 울진 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화재 이재민보호소를 찾아 30분쯤 주민과 이야기를 나눴다. 윤 후보는 대피한 주민들의 상태를 일일이 살피며 “근처까지 왔기 때문에 어떻게 지내나 싶어서 왔다”며 “제대로 씻지도 못할 텐데 힘들어서 어떡하나. 식사는 했느냐”며 주민들 손을 잡고 위로를 건넸다.

체육관 한 바퀴를 돌며 30분 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눈 윤 후보는 “주무셔야 할 시간인데, 오늘 많이 놀라셨을 텐데 쉬시라”며 “산불만 진화되면 그 자리에 집을 지어줄 테니 걱정 마시라. 힘드시겠지만 조금만 잘 참아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4일 밤 경북 울진군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이재민 보호소를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3월 5일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 ‘알려드립니다’ 전문

[알려드립니다]

이재명 후보는 5일 오늘 새벽에 울진과 삼척 산불 현장을 비공개로 방문하였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04시 18분에 울진 국민체육센터 1 대피소를 방문하여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산불로 인한 피해 상황과 이재민들의 고충을 경청하였습니다. 그리고 04시 34분경 울진 연호문화센터 제2 대피소를 방문해 이재민을 맞이할 준비 상황을 점검하였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04시48분경 울진 봉평신라비 전시관에 설치된 산림청, 경상북도, 소방청의 합동상황실을 방문하여 관계자를 격려하고 산불 진화와 이재민 보호에 대한 진행 상황을 들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상황실에서 “산불은 소강상태이나 바람탓에 불이 쉽게 안 잡히고 인력과 장비 특히 대형헬기가 부족한 상황이며 지원 인력은 사전투표소지원과 코로나 대응 등으로 공무원 동원이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 받았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05시 20분 화재현장을 차량으로 이동하며 직접 둘러보고, 06시 50분경 LNG기지 인근 강원도 삼척 원덕복지회관 제 1 대피소를 방문하여 이번 화재로 집이 전소 된 이재민의 고충과 호소를 듣고 위로를 전하며 지원을 약속하였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현장 방문을 마친 후 서영교 선대위 상황실장에게(국회 행안위원장) 울진과 삼척에서 건의 받은 의견을 소상히 전달하고 화재 진화에 대한 지원과 이재민 보호 및 지원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