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지(誌)는 3일(현지 시각) 보도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인터뷰 기사에서 “이 후보는 집권하게 되면 조국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중국과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타임지가 3일(현지 시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인터뷰 기사를 인터넷판에 게재했다, /타임 홈페이지 캡처

타임은 이날 인터넷판에 게재한 ‘자신의 어린 시절이 그의 조국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믿는 한국의 대통령 후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후보가 “상호 호혜적인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고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 후보는 동시에 “필요할 때에는 우리의 입장을 확고히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일 찰리 캠벨 타임 동아시아 지국장과 1시간쯤 화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5일 뒤다. 타임은 우크라이나가 구(舊) 소련에서 독립한 후 핵 폐기를 했고,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본 뒤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사실상 없어졌다는 정성장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의 ‘호혜적인 대중 관계 발전’ 발언을 소개했다.

이 후보는 인터뷰에서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원인을 ‘신뢰 부족’이라고 꼽았다고 타임은 전했다. 이 후보는 “무력을 통해 해결되는 것은 없다” “북한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합의 중 일부가 우리 쪽에서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 답답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에 대해 “역사적으로 이해관계보다는 감정적 문제 때문에 전쟁이 발발한 경우가 훨씬 많았다” “군사적인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필요한 자극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타임은 이 후보의 대구 유세장 근처에서 만난 한 시민이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우리가 가진 모든 돈을 북한에 퍼주려 하고 있다. 이 후보도 문 대통령과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타임지가 3일(현지 시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인터뷰 기사를 인터넷판에 게재했다, 오른쪽 사진에서 이 후보의 왼쪽이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다. /타임 홈페이지 캡처

타임은 이 후보의 성장 과정과 유년시절을 상세하게 전했다. 이 후보가 10대 초반에 학교를 떠나 공장에서 일했으며 관리자의 임금 체불로 고생한 일을 언급했다. 또 프레스 기계에 손목이 으스러지는 산업재해를 입고 장애인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의 ‘자수성가’ 이야기와 한국의 발전 역사 사이에는 유사한 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타임은 이 후보에 대해 “아들은 불법도박을 하다 적발돼 사과를 해야 했고, 도청 직원을 불법으로 고용해 부인의 개인적인 일을 맡기고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도 떠올랐다”며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도 다뤘다.

또 “이 후보를 둘러싼 부패 수사와 관련된 세 명의 관계자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대장동 사건도 언급했다. 타임은 “이 후보의 선대위는 해당 사건과 후보와 어떠한 연관성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즉각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타임이 기사에 첨부한 사진 중 한 장에는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도 등장한다.

타임은 이 후보가 최근 선보인 ‘발차기’ ‘송판 격파’ 등의 이색적인 선거 유세에 대해서도 전했다. 지난달 19일 전북 전주 유세에서 발차기를 하는 사진도 실었다. 타임은 기사 첫 문단에서 “유세 현장에서 ‘코로나 위기’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쓰인 송판을 태권도 발차기와 주먹 기술로 깨는 이 후보에게 아이를 맡기는 부모는 용감한 부모임이 틀림없다”고 썼다.

이어 이 후보는 화상 인터뷰 도중에도 노트북 렌즈를 향해 날카로운 잽을 던지며 “참모들이 시키는 대로 했어요”라며 웃었고, “대한민국 사람들 대부분은 거의 다 태권도 기본동작을 합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타임은 지난 16~19대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 등 당선자를 예측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민주당은 이번 인터뷰를 두고 “워싱턴 등 미국 정가가 그를 한국의 가장 유력한 대통령 당선인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평가했다. 다만 타임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인터뷰를 거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