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2일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제 아내가 법인카드를 썼다는 것도 아니고, 직원들이 법인카드 사용에 절차상 문제들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청취자로부터 ‘(김씨의) 법인카드 사용 문제 해명을 듣고 싶다’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제 아내가 어쨌든 공직자에게 사적인 일에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니까 그건 잘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러나 마치 제 아내가 법인카드를 쓴 것처럼 (말)하는 것은 조금 과하다”며 “그런 논란을 야기하는 것조차도 저의 불찰이고 관리 부실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씨는 경기도 법인카드를 이용해 소고기와 초밥 등을 샀다는 법인카드 사적 유용 외에도 개인 비서 불법 채용, 공무원 심부름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이 후보의 친인척들에게 선물을 보내거나 성묘 차례상을 준비하는 데에 공무원들이 동원됐다는 등 ‘불법 의전’ 논란에도 휘말려 있다.

김씨는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지금 수사와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며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결과가 나와 책임이 있다면 책임질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도 김씨가 법인카드 사용을 전 경기도 5급 공무원 배모씨와 7급 공무원 A씨 등에게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16일 원일희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이 논평에서 “비서가 개인카드로 결제하고 다음날 법인카드로 바꿔치기 결제한 수법, 부서 회식비나 간담회 등 비용으로 처리하면서 자연스러운 액수인 12만원에 맞춰 쪼개기 결제한 수법, 여러 부서의 법인카드를 동원하는 수법 등 불법 행위의 구체적 증거와 증언이 나온 상태”라며 “이 후보 부부와 선대위는 ‘포괄적으로 사과했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공지글에서 “이 후보 배우자가 법인카드 결제를 지시했다는 국민의힘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악의적인 네거티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 배우자는 수사와 감사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고 했다. 이 주장에 따르면 김씨의 지시가 없었는데 배 모 전 경기도 사무관과 전 경기도 7급 공무원 A씨가 음식을 사서 이 후보와 김씨의 자택으로 배달을 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