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25조원 증액한 것을 두고 "돈이 한꺼번에 몇십조원이 툭 떨어지는 게 아니지 않냐"며 난색을 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여야의 증액 주장에 대해 "그걸(증액을) 받아들이는 자체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김부겸 국무총리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4일 국회에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제출했다. 국회 산자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안보다 24조9500억원 증액하기로 의결했다. 수정안에는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지급하는 방역지원금을 정부안인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총리는 이날 추경안 심사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이 "산자위에서 의결한 대로 방역 지원금을 1000만원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하자 "몇십조원이 어디서 한꺼번에 툭 떨어지는 건 아니지 않느냐"면서 "무조건 제가 (추경 증액을) 무조건 동의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너무 많다"고 했다. 또 권 의원에게 "상임위에서 논의할 때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논의했느냐"고 묻기도 했다.

홍 부총리도 정부가 이렇게 추경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상임위에서 그렇게 된 것을 지금 알게 됐다"며 "정부가 이렇게 추경(규모)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홍 부총리가 동의하지 않으면 추경안을 증액할 수 없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또 홍 부총리는 이날 예결위에서 "정부가 14조(추경안)를 냈는데 (여야가) 35조원, 50조원 합의해서 하면 정부가 받아들여야 하나"며 "그걸 받아들이는 자체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예전처럼 (정부가) 제출한 예산 규모에서 감액과 증액을 논의하는 건 할 수 있지만 일방적으로 '여야가 합의했으니 그게 35조원이 됐든 50조원이 됐든 합의하면 받아들여라, 수용해라'라고 하는 것은 재정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당연히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강민정 민주당 의원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하자 홍 부총리는 "기재위에서 답변한 것을 가지고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한다고 지적했는데 잘 이해를 못하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여야가 35조원, 50조원 얘기를 하는데 어떻게 재정을 맡고 있는 사람이 (동의)하겠나"라고 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여야가 추경 증액에 합의해도)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정 건전성과 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다. 그러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전날(6일) "국회는 선출된 권력이고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입법 권력인데, 국회가 합의해도 응하지 않겠다는 홍 부총리의 태도는 민주주의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일종의 폭거"라며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