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와 모카를 비롯한 6마리의 반려동물들이 첫 지지 선언에 나섰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동물권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민정 의원이 1일 밤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행복이와 모카는 반려견으로, 반려견의 주인이 아닌 반려견이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반려동물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동물권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고민정 의원 페이스북 캡처.

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선대위 동물권위원회에서 이 후보를 응원하는 반려동물의 지지 선언 릴레이를 시작한다”며 이 같은 글을 올렸다. 반려견의 이름과 사진, ‘이 후보 지지 이유’ 등을 담은 카드뉴스도 올렸다.

동물권위원회에 따르면 반려견 ‘최행복’은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로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진심으로 공약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동물을 위한 공약도 반드시 실천할 거란 믿음이 생겨서!”라고 했다. 반려견 ‘최모카’는 “더 많은 반려견 놀이터가 만들어져 모카가 신나게 뛰어 놀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라며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고 의원은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도 ‘동물의 고통을 걱정하는 진정한 일꾼이라서’, ‘공약을 잘 실천할 것 같아서’, ‘더 많은 반려견 놀이터를 위해서’ 등 다양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려동물의 지지선언 메시지를 남겨달라고 요청했다.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청년과미래특별위원회 최인호 위원장은 이 글에 “고 의원님은 강아지들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직접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강아지들의 언어를 잘 아시나 보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어쩐지 고민정 의원님이 하시는 말씀들을 들으며 ‘이게 뭔 멍멍이 소리지?’ 싶은 지점들이 많았는데, 풀리지 않던 미스테리의 전말을 이제야 알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제가 키우는 강아지들과 거북이들, 그리고 물고기들은 윤석열 후보님을 지지하신다고 하네요! 믿거나 말거나”라고 썼다.

국민의힘 박민영 청년보좌역은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이 후보와 고 의원처럼 선거 때만 동물을 ‘이용’하고 버리지 않는다”며 “새로운 행복이한테 지지선언을 받았다며 쇼하기 전에, 다시 유기견이 된 경기도 행복이부터 찾아오시는 게 어떨까”라고 했다.

‘행복이’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4년 10월 ‘유기동물 입양 홍보’를 위해 입양했던 유기견이다. 그런데 2018년 경기도 지사가 되면서 데리고 가지 않아 ‘파양’ 논란을 겪었다.

2015년 3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행복이'와 함께 찍은 사진. /페이스북 캡처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소속 안광환 성남시의원은 “한번 버림받았던 행복이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라며 “필요하면 이용하고 목적 달성 후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면 개만도 못하다는 손가락질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유기견 행복이 입양은 성남시가 한 것이지 시장 개인이 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결국 행복이는 새로운 보호자에게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