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윤석열 대선 후보와 만나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선거대책본부 한편에 침대를 놔달라’고 한 뒤 정책 발표부터 온라인 여론 대응, 대여(對與) 비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9일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와 관련한 온라인 커뮤니티 조작 사진’에 대해 “형사 고발하기로 했다”고 했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디지털대전환위원장의 윤 후보 비판에 대해 “억지 흉”이라고 대응하기도 했다.

지난 8일 국민의힘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공개된 윤석열 대선 후보의 공약 발표 동영상에 출연한 이준석 대표. /오른소리 캡처.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 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의 공약이 최근 이준석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질문에 “내가 하는 역할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고 했다. 그는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더 있냐’는 질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면서 “하나씩 풀어나가야지”라고 했다. 윤 후보는 최근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 ‘여가부 폐지’, ‘군인 월급 200만원’ 등 ‘친(親) 이대남(20대 남성)’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에 이 대표도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윤 후보와 원희룡 선대본 정책본부장과 60초 미만의 짧은 유튜브 동영상 플랫폼인 ‘숏츠(shorts)’를 통해 윤 후보의 대선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세 사람은 함께 지하철 정기권을 버스 환승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하철 정기권 적용 범위 확대’, ‘전기차 충전 요금 동결’ 등의 공약 소개 동영상에 출연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공약에 대한 합성 사진에 대한 법적 조치, 박영선 민주당 선대위 디지털위원장의 윤 후보 비판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윤 후보가 여가부 폐지 공약과 관련해 실제로 하지 않은 말을 방송 뉴스 화면인 것처럼 조작한 사진이 친여(親與) 성향 커뮤니티에 유포된 것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이 형사고발 하길 했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모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우리 후보의 발언을 마음대로 합성, 편집해 왜곡된 이미지 형성을 시도한 사람이 있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는 “코로나 시국에 온라인상에서의 여론 형성은 중요하다”면서 “사실을 바탕으로 한 건전한 토론이 아닌 왜곡과 날조에 대해서는 강도 높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간보기' 식으로 했다는 조작 화면(왼쪽), 오른쪽은 지난 7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클리앙, MBC

이 대표는 또 윤석열 국민의힘 대표가 이마트에서 장을 본 것을 ‘특정 대기업 장 보기’라며 ‘소상공인 자영업자 마음 생각해봤을까’라고 한 박영선 위원장에 대해 “억지 흉보기”라고 맞받았다. 그는 페이스북에 “박 위원장이 우리 후보가 이마트에서 장을 봤다고 특정 대기업 편들기라는 지적과 함께 소상공인 마음 생각하라고 했는데, 박 위원장은 신세계-이마트와 본인 치적사업으로 콜라보(협업)까지 했으면서 멸치랑 콩 좀 샀다고 억지 흉보는 게 말이 되냐”고 적었다.

이 대표는 “이마트 가서 장 보는 일반 시민들은 소상공인 마음을 생각 안 한다는 것이냐”며 “이런 이분법적인 사고,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 때 많이 들이대다가 낭패보지 않으셨었냐”고도 했다.

그는 해당 게시글에 박 위원장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신세계와 ‘자상한 기업’ 체결을 논의하고 있고, ‘백년가게’로 선정된 가게의 음식을 반조리 상태로 전국 이마트 음식 코너에서 판매할 계획이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자상한 기업은 대기업과 기관이 보유한 노하우 등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 등과 공유하는 기업을 말하며 백년가게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중기부가 업력 30년 이상 가게를 대상으로 평가해 선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