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대책위원회의 해산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선대책본부로의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권영세 의원을 선대본부장으로 영입하겠다고도 했다. 최근 지지율 하락에 따라 이른바 ‘매머드’형 선대위를 실무형 선대위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날 윤 후보의 기자회견은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백지를 배경으로 진행됐는데, 선대위 관계자는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분 가량의 회견문 발표를 마치고 30여분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가졌다.

윤 후보는 최근 지지율 급락에 대해서는 “오롯이 후보인 저의 책임”이라고 했고, 최근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이준석 당대표에 대해서는 ‘당대표로서 선거운동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당내 경선 후보였던 홍준표 의원을 만나 도움을 청할 것인지 대해서는 “필요한 모든 일을 하겠다”고 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측 핵심 관계자)에 대해서는 “선대위에 영향을 주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결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조언을 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과 갈라선 배경에 대해서는 “선대위 조직 자체를 유지하는 것보다 본부 체계로 개편하는 것이 더 슬림하다고 판단했다”고만 했다.

다음은 윤 후보의 일문일답.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볼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최근 지지율 급락에 당내 의원들은 이준석 대표의 발언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데, 윤 후보도 그렇게 보고있나.

“좋은 결과는 모두의 노력으로 이루고 다 함께 축하하고 기뻐해야할 일이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을때는 모두 오롯이 후보인 저의 책임이다.”

─당내 경선 후보였던 홍준표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고 시도했으나, 삼고초려 끝에 영입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불발된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말씀하시는 것에 대한 정확한 경위는 저도 잘 모르는 부분이다. 제가 경선에서 함께 뛰었던 후보님들께 도움을 요청한 것은 맞는데,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조금 차이가 있어서 거기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선거대책위원회 쇄신이 홀로서기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결별한 것으로 해석해도 되는지.

“결별이라고 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기본적으로 선대위라는 조직이 너무 커서 기동성있고, 실무형으로 꾸려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선거 운동 과정에서 우리 선대위의 젊은 청년 보좌역들이나, 보좌역으로 캠프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참 무릎을 치고 감탄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2030세대가 보다 더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조금 더 청년 세대가 선거 캠페인에 주도적으로 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선대위를 의사결정 구조도 단순화하고 실무형으로 바꾸는 게 낫겠다 판단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전날(4일)부터 연락을 했는지, 또 김 위원장이 최근 ‘후보는 연기만 잘 해달라’는 발언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는지.

“그제 김 위원장과 뵙고 또 아침에 전화도 드렸다. 감사 전화를 드리면서 앞으로 많은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말씀을 드렸다. 김종인 위원장의 ‘연기 발언’은 나쁜 뜻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중진 정치인이라도 자기 생각을 거침 없이 이야기하기 보다 대선에 도전하는 입장이라면 캠프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조언들을 수용해 따라야한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지 후보를 비하하는 듯한 말씀에서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갈등의 한 축이었던 ‘이준석·김종인 갈등’을 덮어두고 가는 모양새로 비춰지는데, 이준석 대표를 만나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 있는지.

“저나 이 대표나 우리 둘 다 국민께서 겸허히 정권교체에 나서라고 뽑아 주신 것이다. 저나 이 대표나 국민과 당원으로부터 똑같은 명령을 받은 입장이다. 저도 이 대표께서 대선을 위해 당대표로서의 역할을 잘 하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장동 토론’을 제안하며 연일 토론을 하자고 하는데 응할 생각이 있는지.

“저는 상대 후보의 대장동을 비롯한 여러 가지 개인 신상과 관련한 의혹, 공인으로서의 정책과 결정 그리고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발표한 여러 공약과 관련해서 국민 앞에서 검증하는데 3회의 법정 토론으론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것이 아주 효과적인 토론이 될 수 있도록 저희 캠프의 실무진에게 법정 토론 이외의 토론에 대한 협의에 착수하라고 지시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는 거리가 멀었던 홍준표 의원을 찾아가거나 직접적인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 있는지.

“우리 국민의힘에 속한 모든 분들의 힘을 합쳐서 같은 생각으로, 단일 대오로 선거를 치러야한다. 필요한 모든 일들은 제가 할 것이다.”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또 안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모든 선택은 국민께서 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정치인이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늘 말씀드렸지만 단일화 이야기는 서로가 선거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정치 도의상 맞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후보 직속이었던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어떻게 되고, 김한길 전 새시대준비위원장과는 어떤 소통을 했는지.

“김한길 위원장은 위원장직을 그만뒀다. 새시대준비위는 우리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를 열망하지만 국민의힘에서 담기 어려운 분들까지 함께 동행하기 위한 조직이었다. 그렇기에 새시대준비위는 나름대로 정권교체를 위한 일들을 통해 저희와 같은 길을 걸어 가실것이라고 생각한다.”

─선대위를 해산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선거대책본부를 다시 구성하는 데 있어 권영세 의원과 임태희 전 총괄상황본부장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선거대책본부장은 권영세 의원이 맡을 것이다.”

─2030을 강조했는데 2030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이준석 당대표가 선거대책본부에 직접 참여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지.

“선거대책본부가 기본적으로 위원회 구조가 아니고 본부 구조로 일하게 된다. 선대위 같은 경우에는 위원장 등을 맡으면 됐겠지만, 선대본부는 실무형 기구다. 기존 선대위 산하의 본부들도 다 단 단위로 축소시켜서 선대본부장 산하에 전부 편입할 계획이다. 그렇기에 선대본부에 무슨 직책을 맡는 것 보다, 당대표로서 얼마든지 역할을 해준다면 얼마든지 (2030층의 마음을 얻는 것이) 가능하지 않겠나. 선거 운동이라는 것이 중앙 선대본부의 직책이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후보가 비전이 없다는 말도 했고, 이준석 당대표도 후보가 선거에 임하는 대전략이 없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비전에 대해서는 앞으로 좋은 말씀과 제언을 해주시지않겠나 생각한다.”

─선대위 해산까지 오게 된 원인과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하면서 가족 문제와 선대위 운영 문제를 말했다. 비전 제시가 부족했다든지, 해소 되지 않은 의혹과 논란이 계속된 점이라든지,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적절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든지 하는 지적들도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는지. 또 정권교체를 위한다고 하면 꼭 본인이 후보자가 될 게 아니라 후보 교체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런 부분도 고민할 의사가 있는지.

“모든 것을 국민께 맡길 생각이다. 지금은 제가 제1야당의 후보로 선출되지 않았나. 선거운동이라는 것은 정부의 최고 의사결정권을 갖기 위한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그런 자질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자 국민의 뜻이 어떤지, 스스로 몰랐던 것을 깨달아가고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국민께서 부족하다 생각하시는 점이 있다면 (보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후보와 가까운 분들의 이야기만 듣는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소해 나갈 계획인지.

“민주당도 그렇지만 원래 선거라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나 각 후보와 인연이 있던 사람들이 중심이 돼 끌고 나가는 것이 맞는다. 하지만 저희는 당 내부에서부터 선거 운동에 많은 분들이 참여할 의사가 있는데, 경선 캠프때부터 일하던 몇몇 분들이 이것을 가로막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렇기에 국민께서 좀 더 효율적인 선거를 위해서 그분들이 좀 물러나 뒤에서 돕는 게 맞지 않겠냐 이런 말씀이 있는 것으로 안다. 결국 이러한 당원과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 선거 운동을 해야할 것 같다.”

─부인 김건희씨 문제에 대해 ‘같은 잣대를 대겠다’고 했는데, 대선까지 60여일 남은 상황에서 김씨의 공개 행보는 언제쯤 시작할 것인지.

“제 처도 재작년 ‘조국 사태’ 이후 처가를 포함해 집중적 수사를 2년 동안 받아왔다. 그러다보니 심신이 많이 지쳐 있어 제가 볼 땐 요양이 좀 필요한 상황까지 있는 상태다. 제가 형사적으로 처벌될 일이 없을 것 같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해도, 여성으로서는 이런 것을 계속 받는 데 대해 굉장한 스트레스도 있는 것 같다. 본인이 좀 잘 추스르고나면 이 선거 운동 과정에서 정치적인 운동에 동참하기 보다는 조용히 봉사활동 같은 일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

─권성동 의원, 윤한홍 의원 등 ‘윤핵관(윤석열 대선 후보 측 핵심관계자)’ 논란에 휩싸인 분들이 선대위에서 자리를 내려놓더라도 자리 없이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아니냐 걱정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생각인지.

“본인들은 한참 전부터 제게 부담을 주기 싫다고 사의를 표명해왔다. (그분들이) 선거대책기구에서 물러난다고 하더라도 정권교체와 저의 당선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공식 기구에서 물러나게 되면, 국민께서 우려하시는 그런 일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 공간에 앉아 보고도 받고 지휘도 하고 해야 하는데, 그 자리에서 물러나면 나름대로 뛸 수밖에 없는 것아니냐. 선거대책 기구에 어떤 영향을 주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당내 의원들 중심으로 이준석 당대표에 대한 사퇴 여론도 상당히 많은데, 이 부분에 대해 동의하는지,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준석 갈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

“선거대책기구의 구성이나 조직은 후보인 저의 인사 권한이 있는 것이기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거취 문제는 제 소관 밖의 사항이다. 많은 당원과 의원들이 우리 이준석 대표가 더 적극적으로 선거 운동에 나서주기를 기대하는 그런 입장이라고 본다. (이 대표도) 그렇게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영입 인사였지만 사퇴한 이수정·신지예 등에 대해 새로 선대본부를 꾸리면서도 이들의 공약이나 영입을 유지할 것인지.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사퇴를 했고, 선대위 자체가 해체됐기에 자동적으로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맡던) 공동선대위원장이라든지 하는 직책 자체는 함께 없어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2030과 청년 세대를 선거 운동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할 것이다. 어떤 인물을 영입하는 방식으로 저희들의 입장을 보이는 것은 지양하려고 한다.”

─기존 선대위의 본부들을 단 단위로 축소하겠다고 했는데, 조직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기존에는 선대위가 있고, 총괄선대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 부위원장 이런 구조가 있었다. 그리고 소위 집행기구로서 각 선거대책본부들이 있었다. 그런데 선대위원회와 그 산하 본부를 전부 해체하고, 선거대책본부가 중심이 돼 아주 슬림하고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로 바꾼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의사결정 기구였던 위원회는 자동으로 해산이 되는 것이고, 웬만한 선대본부들도 다 단으로 축소해 선거대책본부에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다만 정책본부는 별도로 존치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규모가 방대하고 다양한 분야에 관해 비전이나 공약 이런 부분들을 발표를 하고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에 기존에 정책 본부에서 약간 줄인 형태로 운영이 될 것이다.

─앞으로 선대본부를 구성하면서 구체적으로 누구를 임명할 것인지.

“생각은 해뒀지만, 오늘 오후 늦게까지 여러 분들과 생각도 같이 나누고, 정리해야 한다. 내정된 분이 있다면 본인과도 이야기를 더 해보겠다. (인선에 대한) 발표는 아마 빠르면 내일 중으로 하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부 지지자 사이에서 ‘윤석열 다움’에 대해 ‘도로한국당(도로 자유한국당)’이라는 비판도 있는데, 후보가 생각하는 ‘윤석열 다움’은 무엇인지.

“말씀드렸듯, 더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의 생각과 관점에 귀를 기울여 국민께서 원하시는 게 어떤 것인지 더 철저하게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청년층 표심을 잡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2030세대에 다가갈 것인지.

“사회 저명인사를 이렇게 모으는 형식의 인재 영입이 아니라, 청년 세대를 더 많이 참여시켜 그들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과 대안 의식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2030세대의 표심을 잡는다는 것은 그것만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2030은 물론 40대, 50대, 6070세대 등 다양한 세대로 구성이 돼 있는데, 30대의 생각들이 어떻게 보면 모든 세대의 문제에 대해 균형있게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제가 느낀 것이다. 그렇기에 그 세대가 가진 문제 의식과 대안에 대한 의견을 대폭 수렴하는 것이 국민 전체가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최근 2030층 지지율이 많이 하락하고 있는데, 기존 선대위에 있던 청년보좌역은 존치하나.

“당연히. 청년보좌역은 원래 정책본부에 예속된 보좌역도 유지되고, 기존에 선대위에 있던 다른 본부들이 선대본부로 통합이 되면 선대본부로 다 함께 가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청년보좌역들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중요한 회의에 참석시키도록 하겠다.”

─지금 원내지도부가 사퇴한 상황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에 복귀를 요청할 계획있는지. 임태희 전 총괄상황본부장이 정책 본부를 맡는다는 내용은 맞는지.

“본인은 국민의힘의 혁신을 위해서 사의표명을 했겠지만,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지금 의원들 사이에서 원내대표 선거를 하는 것 보다 대선 직후로 연기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하는 것이 제 바람이고 희망이다. 그리고 임 본부장의 역할에 대해서는 임 본부장하고도 이야기를 많이 했고, 조만간에 어떤 역할을 할 지는 다시 말씀드리겠다.”

─발표한 개편안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선대위 개편안이 둘 다 슬림한 선대위라는점에서 크게 다른게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과 함께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선대위라는 조직 자체를 두는 것 보다, 본부 체제로 하는 것이 더 슬림하고, 더 의사결정이 발빠르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방향을 잡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