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였던 서울시장 선거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국민의힘이 약세로 꼽히던 지역인 양천, 영등포, 동작, 강동까지 오 후보가 앞섰다.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있거나 부동산 민심에 민감한 지역들이다. "부동산 지옥"을 막겠다는 오 후보의 메시지가 막판 역전승의 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 다음날인 4일 서울 종로구 대왕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4일 오전 9시 30분 기준으로 서울시장 선거는 개표율 97.70%를 기록하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48.94%,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8.34%를 기록해 오 후보가 0.60%p 앞서 있다. 정원오 후보가 개표 내내 앞서다 13시간이 지난 이날 오전 7시 17분에 골든 크로스가 일어났다. 오 후보 텃밭인 송파구의 개표율이 70%대로 낮아 오 후보가 차이를 벌릴 것으로 보인다.

정원오 후보는 이날 오전 9시에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무겁고 겸허하게 받든다. 제가 부족했고, 모든 것이 제 탓"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정 후보는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더 깊이 듣지 못했으며, 더 넓게 마음을 얻지 못했다"며 "저를 믿고 함께 해주신 시민 여러분과 캠프 관계자, 당원 동지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이재명 정부의 뒷받침을 강조한 정원오 후보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견제와 비판을 강조한 오세훈 후보의 맞대결이었다. 결국 서울시민의 선택은 오 후보였다.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온 결과로 보인다.

25개 자치구별 오 후보의 득표율을 보면 차이가 좀더 선명하다. 오 후보는 25개 자치구 중 10개 자치구에서 정 후보를 눌렀다. 서초, 강남, 송파 등 강남 3구를 수성했고, 양천구, 영등포구, 동작구, 중구, 강동구 등 그동안 국민의힘이 약했던 지역에서도 정 후보를 이겼다. 이들 지역은 모두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이다.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오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어진 모양새다.

정원오 캠프는 '강남 4구 특위'까지 발족하며 부동산 민심을 달래는데 집중했지만, 결국 오 후보의 견제론이 더 힘을 받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양천, 영등포, 강동에서의 승리는 전적으로 부동산 민심 덕분"이라며 "마포와 성동에서도 오 후보 표가 적지 않게 나오면서 승부처로 꼽힌 한강 벨트를 오 후보가 지킨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오세훈·정원오 후보가 승리한 지역. 빨간색이 오 후보가 앞선 지역./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울 구청장 선거도 시장 선거 결과를 따라간 모습이다. 전체 25개 자치구 중 17곳을 민주당, 8곳을 국민의힘이 각각 가져갔다. 4년 전 민주당 8, 국민의힘 17의 결과와 정반대다.

전체 결과를 보면 민주당의 승리지만, 부동산에 민감한 지역에서는 국민의힘이 수성에 성공했다. 양천구와 광진구, 강동구, 용산구가 대표적이다.

오 후보는 이날 10시쯤 선거 캠프에서 진행한 수락 연설에서도 부동산 문제를 강조했다. 오 후보는 "서울의 최대 현안은 뭐니뭐니해도 부동산 문제"라며 "전세 물량이 급감하고 월세가 폭등하는 와중에 많은 서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 새로운 임기 첫주에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