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사 선거가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후보의 초접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새전북신문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지난 16~17일 18세 이상 전북 도민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김관영 무소속 후보가 42.1%, 이원택 민주당 후보가 40.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6%p로 오차 범위(±3.1%p) 내 접전이다.

전북지사는 과거 8번의 지방선거에서 매번 민주당 후보가 큰 어려움 없이 당선됐다. 민주당의 텃밭 이미지가 강해 중앙 정치권이나 언론에서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지역이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최대 격전지 중 하나가 됐다.

전북도지사 선거에 나선 이원택 민주당 후보(왼쪽)와 김관영 무소속 후보(오른쪽)./뉴스1

이원택과 김관영 후보의 대결이지만, 실제로는 정청래 대표에 대한 호불호가 표심을 가른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전북지사 경선에서 김 후보는 대리비 지급 의혹으로 일찌감치 컷오프됐다. 이후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지원했던 이원택 후보가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로 선출됐다. 김 후보는 민주당에서 제명되자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섰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원택 후보가 정청래 대표의 사람이라는 인식이 지역에서 강하고, 김관영 후보도 정청래 지도부와 민주당을 분리하는 전략으로 가고 있다"며 "정청래에 대한 평가가 선거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 같다"고 했다.

◇"당보고 찍으면 안 돼…전북 사람 우습게 본다"

지난 18일 익산 중앙시장에서 만난 서모(65·여)씨는 김관영 무소속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시장에서 분식집을 하는 서씨는 민주당이 익산 사람들을 우습게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는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찍어줬는데 그동안 선거운동 한 번 보지도 못했다"며 "이제는 당보고 찍으면 안 된다"고 했다.

익산에서 만난 은행원 김모(55·여)씨도 "민주당은 이 쪽은 다 잡은 물고기라고 먹이도 안 주는 건지 어릴 때부터 살았지만 정치인 얼굴 한 번 제대로 본 적이 없다"며 "지역에선 공천 과정에 대한 불만이 많다. 이번에는 무소속 지사를 한 번 뽑아볼까 한다"고 했다.

시장에서 만난 이모(69·남)씨도 "현대차도 유치하고 올림픽도 하고 김관영이 능력이 있다"며 "김관영 찍어서 김관영이 되면 민주당이 새만금을 그대로 둘거냐. 발전 안 시켜준다고 하면 그건 전북을 협박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선 배제의 발단이 된 대리비 문제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익산에서 만난 서씨는 "젊은 애들한테 줄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군산 대야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모(60·남)씨도 "도지사가 젊은 사람들과 술을 먹었는데 그냥 보내는 게 맞느냐"며 "솔직히 (대리비는) 줘도 된다고 본다"고 했다.

김씨는 "전북이 항상 민주당이 되는데 발전이 없다. 새만금 위해서 민주당이 한 게 없다"며 "지금 전북 분위기는 일 잘 하는 사람 뽑아보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관영 전북지사 후보(무소속)가 환한 얼굴로 시민들과 손을 잡고 있다./뉴스1

전주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이모(남)씨도 "찾아보니 김 후보가 고시 3관왕이고 똑똑해 보인다"며 "민주당 공천 과정을 보면 공정하지 않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하루 만에 도지사를 제명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봤다"고 했다.

◇"대통령이 잘하는데 도와야…도지사 바꿔야"

반면 민주당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익산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이모(49·남)씨는 "당이 이원택을 선택했으니 우리도 따라야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잘하고 있는데 당에서 불협화음이 나오면 안 된다"고 했다.

이씨는 "처음에는 주변에서 다 무소속 찍겠다고 하지만 딱 뚜껑을 열 때는 민주당이 된다"며 "골수 당원들은 어쩔 수가 없다"고 했다.

군산에서 만난 박모(62·남)시는 "군산은 공장이 빠져나가고 상권도 계속 죽는다"며 "김관영이 지사를 했는데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 이번에는 이원택으로 바꿔 보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전주 객사길에서 만난 오모(50·여)씨도 "김관영은 원래 민주당도 아니고 철새 같은 사람"이라며 "마음에 안 들어도 당에서 결정을 하면 따라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가 최근 전주 금암복지관을 방문해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뉴스1

전주 신중앙시장에서 건어물점을 하는 이모(60대·남)씨도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결국에는 파란색 옷 입은 사람이 될 것"이라며 "정청래는 갈수록 실망이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잘 하고 있고 열심히 한다"고 했다.

민주당 권리당원이라고 밝힌 강모(44·남)씨도 "김관영이 잘하기는 했지만 지금 지지율 나오는 건 잠깐"이라며 "사람들이 정청래나 이원택이 마음에 안 들어도 이재명 대통령이 너무 잘하니까 이번에는 민주당을 밀어주겠다는 게 많을 것"이라고 했다.

기사에 언급한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 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8.5%였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