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쟁탈전이 과열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법사위를 가져갈 경우, 입법 동력이 약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제2당에게 법사위원장을 맡겼던 국회 관행이 복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원내지도부는 최근 22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조정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한 이후 줄곧 원 구성 협상을 이어왔다.
하지만 법사위원장을 놓고 여야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나머지 원 구성도 모두 멈춘 상태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법사위 집착으로 국회가 정상화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원 구성 협상 전제로 법사위원장을 요구하고 있는데, 법사위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았을 때 국회가 어땠는지 국민께서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민생 필수 법안들이 21대 국회 법사위에 묶여있다가 폐기됐다"며 "법사위는 일하는 국회의 상징이 돼야지 발목 잡기의 상징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관행을 강조하고 있다. 통상 국회는 제1당이 국회의장을 맡고,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왔다. 22대 국회 전반기에 법사위를 차지했던 민주당 주도로 공소청·중수청 설치법 같은 주요 법안이 통과됐고, 후반기 국회에서도 여러 주요 법안이 예정된 만큼 국민의힘이 법사위를 맡아 국회 내 견제 기능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승수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22대 국회 전반기는 그야말로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았고 민주당 지배의, 무소불위의 국회였다"며 "국회 제2당이 맡아왔던 법사위를 강탈한 것은 물론이고, 상임위원회 강제 배분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행태를 보면 정말 의회 독재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22대 후반기 법사위의 최대 쟁점은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작 기소 특검법'이다. 민주당은 앞서 진행된 국정조사로 특검법을 통과시킬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은 공소 취소 특검법을 강행하겠다는 뜻"이라며 압박에 나섰다.
여야가 법사위를 두고 '강 대 강'으로 붙으면서 상임위 배분 합의는 요원해 보인다. 민주당은 현재 국민의힘과의 협상을 완료하고 상임위를 나누겠다는 입장이지만, 논의가 부진하면 '일방 처리' 내지는 '독식'도 가능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가 원하는 상임위가 많이 겹치기 때문에 상임위 협상이 타결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법사위원장 후보군도 민주당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유력한 후보로는 민주당 송기헌·전현희 의원이 있다. 송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20대 국회 당시 법사위 간사를 맡았다. 전 의원은 22대 국회 전반기 법사위원으로 활동했다. 다만 송 의원은 경제 상임위, 전 의원은 행정안전위원장 후보에도 오른 상태다. 이에 현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조승래 의원 등도 법사위원장 후보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