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여야가 상반된 대응에 나섰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비판에는 공감대를 보이면서도, 해법을 둘러싼 방식은 엇갈린다. 민주당은 선거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제도 개편에 속도를 내는 한편,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가 직접 시국선언에 동참한 전·현직 총학생회장을 만나며 재선거 필요성을 연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혁 TF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정 미비가 아니라 국민주권 침해로 인해 헌정질서 근간이 훼손된 중차대한 문제"라며 "용지 인쇄와 배부, 투표 지체 중단 및 재개 등 그 과정에서 제도 전반에 치명적인 허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높은 주권 의식과 민주적 역량과는 한참 동떨어진 선거관리제도를 신속하게 정비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국민 눈높이와 시대정신에 걸맞는 선거관리제도를 설계하는 데 모든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TF 단장을 맡은 송기헌 의원은 원인 규명에서 제도 전반의 구조적 개선까지 이어지는 근본적 개혁을 추진 주장했다. 그는 "원인과 허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투표용지 배분에 있어 투표소별 유권자 규모, 사전투표율, 지역별 투표 흐름과 예측 수요가 충분히 반영됐는지, 선거관리 과정에서 제도·운영 상 허점이 있었는지 짚어보겠다"고 밝혔다.
또 "선관위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투표소 운영, 인력 관리, 비상 대응 체계 등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를 점검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투표용지 부족 사태 시국선언 대학생 간담회'에 참석해 재선거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전·현직 총학생회장 등이 참석해 청년층의 문제의식과 요구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장 대표는 "어제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 올림픽공원에 다녀왔다"며 "많은 시민이 재선거를 외쳤다"고 했다. 이어 "87년 민주항쟁 이후 39년이 지난 지금 다시 청년들이 일어섰다"며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동원한 것도 아니고, 청년들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걱정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 규모를 언급하며 "1991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고, 선거가 일시 중지된 투표소도 26곳이나 된다"며 "105분, 2시간 가까이 선거가 중지된 투표소도 있고, 이를 모두 합치면 10시간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투표를 못 했거나 포기했는지 계산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장 대표는 "특검법을 당론으로 발의했고 국정조사도 준비하고 있다"며 "재선거를 위해 필요하다면 특별법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드시 재선거라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지금 정치가 해야 할 역할"이라며 "청년들이 지켜낸 민주주의의 불씨가 꺼지지 않게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