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직후 곧바로 '전당대회 모드'로 전환했다. 연임을 노리는 정청래 대표를 비롯해 조만간 사의를 표명할 김민석 국무총리와 6선으로 국회에 돌아온 송영길 전 대표가 당대표 후보군이다. 당권에 도전하는 후보들은 서울과 부산 북갑 등 지방선거 격전지에서 패한 정 대표에 대한 책임론을 띄우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 당선 후 첫 출근일인 5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이 멀어져가는 2030 청년 세대의 민심을 얻는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전날 라디오에서 "당 지도부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다"며 '정청래 책임론'을 언급했다.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격전지인 서울·부산 북갑·경기 평택을에서 패배한 것을 정청래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다. 정치권에선 송 전 대표의 발언을 두고 오는 8월 말이나 9월 초 열릴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친김민석계로 분류되는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당 지도부 책임론을 더 강하게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승리는 했지만, 반성하고 성찰할 부분도 분명히 있다는 게 이번 선거의 결과"라며 "지도부가 책임을 짊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김 총리는 정청래 대표를 비판하는 친여 유튜버의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취소하기도 했다.
김 총리와 송 전 대표가 정 대표를 향해 각을 세우자 '연합 전선'을 구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송 전 대표가 이날 페이스북에 국회 의원회관 첫 출근 소식을 알리자, 김 총리는 "당과 나라를 살릴 큰 인물의 귀환이다. 복귀를 제 일처럼 기쁘게 축하한다"는 내용의 댓글을 남겼다.
정 대표는 자신을 향한 책임론 공세에 '백서 발간'으로 정면 돌파하는 모습이다. 정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에 대한 평가는 개인 차원이 아닌 시스템으로 하는 것이 맞다"며 "백서 발간은 외부의 시선과 내부의 시선을 동시에 가장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 대표는 권리당원이 포진한 호남에서 여전히 탄탄한 기반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 텃밭인 전북지사 선거에선 이원택 당선인이 김관영 무소속 후보를 9.44%포인트(p)로 예상보다 여유 있게 이겼다. 전남·광주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22곳을 가져가며 압승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격전지에서는 지방선거 결과가 좋지 않았더라도, 전당대회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호남의 당심(黨心)은 건재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 총리나 송 전 대표가 정 대표에 비해 아직 불리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