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전입신고를 하며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한 전 대표는 전입신고를 마친 뒤 인근 주민들과 만나 "당내 대형 선거는 많이 했지만, 국민과 하는 선거는 처음"이라며 "정치인 한동훈의 선거 시작이자 끝은 여기서 하겠다. 이 지역 시민들의 삶을 더 나아지고 지역을 더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최우선으로 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경기 평택을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조 대표는 "혁신당의 13번째 국회의원이 돼 집권 민주당 소속 의원보다 더 뜨거운 마음으로 '내란 완전 종식, 진짜 개혁 완수'라는 시대적 과제를 책임지고 실천하겠다"고 했다.
한 전 대표와 조 대표가 정식으로 무대에 오르면서 6·3 재보궐선거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는 '미니 총선' 수준으로 판이 커졌다. 이미 선거가 확정된 지역구만 11곳이고, 여기에 최대 3곳이 추가될 수 있다.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의석수 분포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잠룡 등판에 단일화 셈법 복잡
조 대표의 평택을 출마 선언으로 진보 진영의 단일화 셈법이 복잡해졌다. 평택을은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출마를 준비하는 곳이다. 진보당은 울산시장 단일화와 평택을 단일화를 엮어서 김 상임대표를 원내에 진출시킨다는 전략을 짜고 있었다. 민주당에 단일화를 통해 울산시장을 양보하고, 반대로 평택을 재보궐선거는 단일화를 통해 가져온다는 전략이었다.
그런데 조 대표가 나서면서 이런 구도가 망가졌다. 보수 진영에선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가 나섰고, 국민의힘도 여러 후보를 저울질하고 있다. 보수가 쪼개진 상황에서 진보당과 민주당이 단일화에 합의하면 승산이 컸지만, 조 대표가 나서면서 다자 구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재연 상임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진보세력이 단결하면 압도적 승리가 가능한 평택에서 '4자든 5자든 경쟁을 하겠다'니 이것은 오히려 필승지인 평택을 험지로 만드는 악수"라며 "대의도 명분도 없는 평택 출마를 철회하라"고 했다.
한 전 대표가 나선 부산 북갑도 단일화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자리로 민주당에선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의 차출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국민의힘이 후보를 낼 지다. 국민의힘에선 박민식 전 의원과 김민수 최고위원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한 전 대표가 무소속으로 나선 와중에 보수2, 진보1의 3자 구도가 되면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무공천이나 단일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제안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한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큰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주호영 국회 부의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북갑은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3번이나 이긴 민주당 우세 지역이다. 국민의힘 후보 혼자 나가도 이길 동 말 동 한데 한 전 대표가 나가 있고 우리가 후보를 내면 민주당이 당선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민주당 의원이 부산 북갑에서 당선되는 것이 좋은지 한 전 대표가 당선되는 것이 좋은지 선택하라고 하면 답은 있다"고 했다.
◇송영길·김용 與 중량급 인사 어디로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관심을 모으는 지역은 경기·인천이다. 전북과 광주, 충남, 대구, 제주 등에도 재보궐선거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정당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반면 인천과 경기 지역은 인물에 따라서 정당이 바뀔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하는 추미애 의원 지역구인 하남갑은 대표적인 격전지다. 지난 2024년 22대 총선에서도 추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 수행실장 출신의 이용 전 의원을 상대로 1.17%p차로 간신히 이긴 곳이다. 보수 성향이 강한 만큼 민주당의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하남갑에는 민주당에서 송영길 전 대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용 전 의원과 함께 유승민 전 의원의 차출 가능성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박찬대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였던 인천 연수갑, 양문석 전 의원의 당선 무효로 선거가 치러지는 경기 안산갑도 아직 후보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오는 17일 재보궐선거 전략공천 관련 영입인재 명단을 발표할 예정인데, 이 때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구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질 지도 관심사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 참여한 현역 의원만 4명이다. 유영하, 윤재옥, 추경호, 최은석 의원 중 후보로 확정되는 경우 해당 지역구가 보궐선거에 나오게 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보궐선거로 선회하는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