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1일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둘러싸고 당내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당 지도부는 '명청(친이재명 대 친정청래) 대결 프레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친명 진영 내 비(非)정청래계 인사들이 '당정 엇박자'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으면서 친청계와의 미묘한 긴장 구도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재선 강득구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청 원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최고위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내란 세력을 청산하고 일사불란하게 단합해야 한다"며 "일사불란한 지도부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 의원은 김민석 국무총리의 최측근으로 이 대통령이 당 대표를 맡았을 당시 수석사무부총장을 지내 당내에서 '찐명'으로 분류된다. 이날 출마 선언 현장에는 권칠승·민병덕 의원 등 현역 의원 10여 명이 함께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현재까지 최고위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인사는 5명이다. 강 의원에 앞서 친명계에서는 이 대통령의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 변호인 출신인 이건태 의원, 부산시당위원장 선거 과정에서 컷오프되며 정청래 대표와 각을 세웠던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친청계로 분류되는 인사 중에서는 이성윤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여기에 조직사무부총장인 문정복 의원이 16일 출마 선언을 예고했고, 정 대표의 또 다른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임오경 당 민원정책실장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 지도부는 이번 보궐선거를 둘러싼 '친명 대 친청' 구도에 대해 연일 선을 긋고 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거 국면에서 다양한 전략과 메시지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왜 친명-친청 프레임이 등장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앞서 13일 페이스북에서도 "정 대표는 '친명 친청' 용어에 대해 '민주당 분열을 통해 이재명 정부를 엎으려는 의도적 갈라치기'로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후보자들이 정 대표와 다른 견해를 밝히는 건 선거 전략일 뿐, 계파 대결은 아니라는 취지다.
그러나 지도부의 해명과 달리 선거 구도는 점차 '명청 대결' 양상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친명계 후보들이 잇따라 '정청래 지도부'의 당 운영 방식을 문제 삼으며 당정 조율의 필요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서다.
강 의원은 이날 "현상적으로는 (당정 간 엇박자가) 보인다"며 "약간의 간극조차 이제는 없어야 한다. 메시지 관리를 포함해 (당정 의견을) 사전 조율하는 조정자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출마를 선언한 유동철 위원장과 이건태 의원 역시 각각 "당내 권력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 "당이 정부와 엇박자를 내 이재명 정부의 효능감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있다"며 '당정대 원팀'의 적임자임을 자처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최고위원 보선을 '정청래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 성격의 선거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최고위원 3석 가운데 친명계와 친청계가 각각 몇 석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정 대표의 향후 당 운영 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