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후보자 직에서 사퇴했다. 용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사퇴를 제안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의 각종 특혜 의혹에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계속 낮아지자 민주당이 부담을 느끼고 물러나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보다 15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논란이 국민 정서상 더욱 심각하다는 입장이다. 용 후보자 사퇴는 일찍이 예견된 측면도 있다. 이에 용 후보자 사퇴가 이 대통령 지지율을 다시 반등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 李 지지율 역대 최저치로... 김민석, 추석 전 사전 작업
용 후보자에게 사퇴를 권유한 것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라고 한다. 김 대표 비서실장인 민주당 김태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심을 종합한 김민석 당대표의 자진 사퇴 권유를 비서실장인 제가 용혜인 후보자에게 전달한 바 있다"고 썼다. 김 의원은 "비례대표 겸직 문제가 법적 위반은 아닐지라도, 국민적 눈높이와 정서에 온전히 부합하지 못한 면이 있었다"고도 했다.
민주당이 직접 나선 것은 현 정부 지지율 하락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으로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8%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 이유는 ▲부동산 정책(24%) ▲인사(16%) ▲경제·민생(10%) ▲도덕성 문제·본인 재판 회피(6%) ▲전반적으로 잘못한다(4%)순이었다. 부정 평가 비율은 51%에 달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4시 청와대, 정부와의 고위 당정 협의를 앞두고 있다. 다음주 추석을 앞두고 물가 안정 방안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지만, 최근 지지율 하락에 대한 대책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해졌다. 용 후보자가 사퇴하지 않고 인사청문회까지 거치게 될 경우 정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추석을 기점으로 확산할 수 있어 민주당이 사전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野, 김승원 의혹 추궁에 집중... "역대급 기득권 카르텔"
그러나 국민의힘은 김승원 후보자 논란에 대한 공세로 전선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용 후보자의 사퇴는 이번 인사 참사 수습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며 "다음은 역대급 기득권 카르텔과 불법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차례"라고 말했다.
야권은 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주가 조작 의혹, 가족 인건비 특혜 의혹 등을 제기한 상태다. 임상 청탁 의혹은 김 후보자가 2021년 브로커 양수진씨 부탁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의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빨리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그 대가로 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약속한 형법상 알선뇌물약속 혐의로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여러 정황을 참작해 검사가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국민의힘은 검찰이 잘못된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고 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승원 후보자 사건 관련자 녹취록을 폭로 중인 한동훈 국민의힘 의원을 공격하고 있다. 검찰에서 불법으로 수사 자료를 받았다는 것이다. 여당은 야당이 요청한 청문회 증인을 아무도 채택하지 않고, 오히려 한 의원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가 취임하면 이재명 대통령 각종 재판 공소 취소를 지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의원 모임' 공동 대표이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에게 공소취소 권한이 없고 검찰총장을 통해 지휘할 생각도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에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9.4%이며,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