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 /경기도 제공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민주화 희생자들을 기리는 현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은 내란 세력을 징벌해야 하는데 왜 내란 세력에 업혀서 전전긍긍하는 것인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추 지사는 12일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에서 개최된 '2026 경기도 민주화운동 희생자 추모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기존에 준비된 추모사는 유인물로 갈음한 뒤 한 즉선 발언이다.

동학농민운동부터 민주화 투쟁으로 이어져 온 역사를 짚은 추 지사는 "선거는 우리 손으로 대통령을 뽑을 수 있을 만큼 민주화가 됐다"며 "선거 이후에는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 그래서 민주화는 현재진행형"이라고 했다.

이어 추 지사는 수사권과 영장 청구권 등 막강한 권한을 독점한 채 진술을 압박하거나 사건을 왜곡해 온 검찰 조직의 폐단을 제대로 수술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의 검찰이 민주화 이후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좋은 보직을 받고 출세한다"며 "윤석열의 검찰이 생존을 위해 더 기승을 부리는데 그들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민주화가 다 된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 "한동훈과 한배를 탔던 사람이 초대 중수청장이 된다면 그것이 민주화입니까, 그것이 나라를 바꾸는 겁니까, 그것이 주권자 국민의 뜻을 섬기는 것입니까, 그래서 민주화는 끝난 것이 결코 아닌 것"이라고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지명을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직접적인 쓴소리도 이어졌다. 추 지사는 "엄동설한이나 땡볕에 자신의 세 끼마저 해결하기 힘든 사람들이 힘을 모아 내란을 극복하고 선거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웠다"며 "하마터면 내란세력이 훔쳐 갈 뻔했던 헌법 질서를 되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대통령은 이들 세력을 징벌해야 하는데 왜 이들 세력에게 업혀서 전전긍긍하는 것인가, 왜 민주영령들을 과거처럼 취급하는 것인가"라며 이 대통령을 향해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 이곳에 와야 한다. 빌어야 한다. 다시 서약해야 한다"고 했다.

추 지사는 아울러 권력을 쥐고 기득권 카르텔을 형성한 엘리트 계층이 민생의 결실을 빼앗고 법을 농락하고 있다며, 이를 뿌리뽑는 것이 민생 정의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현안 해결에는 소홀한 채 조기 대권 경쟁에만 몰두하는 여의도 정치권을 향해 시급한 시대적 과제부터 완수하라며 일침을 가했다.

이번 발언은 추 지사가 최근 방송 매체에 출연해 개혁 동력 약화가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본질적인 원인이라고 짚은 맥락과 궤를 같이한다. 당시에도 추 지사는 주요 수사기관장 인선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부의 개혁 의지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