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소속 직원이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 신분을 감추고 기자회견장에서 질문했다가 '야당 사찰'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총리실이 "공직자로서 적절치 않은 처신"이라면서도 "우연히 지나가다 즉흥적으로 질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총리실은 10일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총리실 소속) A 과장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공개된 장소인 국회 로텐더홀에서 진행 중이던 (한 의원의) 기자회견 현장을 동료와 함께 우연히 지나치다 즉흥적으로 궁금했던 점을 질의한 것"이라며 "참석이 제한된 기자회견장에 의도적으로 잠입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제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외교·통일·안보에 관한 질문을 마친 후 한성숙 국무총리를 지나쳐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뉴스1

총리실에 따르면, A 과장은 이날 오후 대정부질문 관련 업무를 위해 국회를 찾았다가 한 의원의 기자회견을 들었다. 그는 "오늘 페이스북에 총리가 수사지휘를 한다고 올렸는데, 실제로 수사지휘라고 생각하느냐"라고 한 의원에게 질문했다. 소속을 묻는 한 의원에게 "일반인"이라고 답변했고, 기자가 아니면 질문할 수 없다는 설명을 듣고 현장을 떠났다.

이에 한 의원은 "어떤 사람이 한성숙 총리를 옹호하고 저를 공격하는 질문을 했다"며 "제가 평소 기자 소속은 안 묻지만 질의 내용과 공격성이 이상해서 어디 소속 기자인지 물었다"고 했다. 이어 "우연히 확인한 결과 그 사람은 국무총리실 소속 이모 과장이었다"며 "정말 황당하고 기괴한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A 과장이 '총리님 + 주요간부방'이라는 제목의 텔레그램 대화방을 휴대전화에 띄운 채 한 의원에게 질문했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한 의원은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한성숙 총리에게 "총리 지시가 아니냐" "총리실이 야당 국회의원을 사찰하나"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총리실은 "A 과장이 단체 대화방을 열고 질의한 이유는 자신이 올린 한 의원의 SNS 문구를 정확히 알기 위함이었다"며 "따라서 한 의원 측에서 주장하는 '의원 사찰'이나 '총리의 지시' 등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총리실은 다만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현직 공직자가 국회의원의 기자회견에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질문한 것은 공직자로서 적절하지 않은 처신"이라며 "이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했음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