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도입했던 '청년기본소득'이 경기 성남시에서 다시 시행될 가능성이 열렸다. 성남시의회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관련 조례안을 통과시키면서다.

그러나 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국민의힘 소속 신상진 성남시장이 재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경기도의 재정 긴축에 따른 재원 분담 문제도 남아 있어 실제 사업 재개까지는 변수가 적지 않다.

성남시 청년기본소득 지급 조례안 가결. /성남시의회 홈페이지 캡처

성남시의회는 7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윤혜선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성남시 청년기본소득 지급 조례안'을 의결했다.

표결에서는 전체 32석 가운데 민주당 의원 18명 전원이 찬성했고, 국민의힘 의원 14명은 전원 반대했다.

조례안은 성남시에 주민등록을 둔 24세 청년에게 분기별 25만원씩 연간 최대 10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청년기본소득의 뿌리는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도입한 '청년배당'이다. 이 대통령은 2015년 11월 청년배당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관련 조례가 같은 해 12월 시의회를 통과하면서 2016년 1월부터 사업이 시행됐다.

당시에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24세 청년에게 분기별 25만원씩 연간 100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로 재임하던 2020년 '성남시 청년기본소득 지급 조례'가 제정되면서 경기도와 성남시가 재원을 함께 부담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다수당이던 성남시의회는 2023년 7월 예산 낭비와 사업 실효성 부족 등을 이유로 해당 조례를 폐지했다. 이번 조례안이 최종 시행되면 약 3년 만에 청년기본소득이 부활하는 셈이다.

2017년 2월 20일 청년배당 체험행사에 나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성남시 제공

다만 조례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고 해서 사업 재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청년기본소득 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신상진 성남시장이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시장이 재의를 요구하면 시의회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다시 의결해야 한다. 의원 32명이 전원 출석할 경우 22표가 필요하다.

현재 민주당 의석은 18석이어서 재의결하려면 국민의힘에서 최소 4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경기도의 재정 긴축 기조도 걸림돌이다. 청년기본소득은 현재 도비 70%, 시비 30% 비율로 재원을 부담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 경기도는 내년부터 일선 시·군 보조사업의 도비 보조율을 최대 30%로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각 시·군에 전달했다.

이 방침이 청년기본소득에도 적용돼 분담 구조가 바뀔 경우 성남시가 부담해야 하는 사업비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경기도와 성남시 간 재원 분담 협의도 사업 재개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청년기본소득을 지급하지 않는 지자체는 성남시와 고양시 두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