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5일 과천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사퇴를 선언했고,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도 협조하겠다고 했다.
선관위 자체 조사에서 확인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규모가 처음 알려진 것보다 광범위했다. 또 선거 관리 전반에 심각한 허점을 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선관위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11시 40분에 이미 송파구선관위에서 서울시선관위로 투표용지 부족에 대한 우려와 대처 방안을 물은 것으로 확인됐다. 투표 종료 시간인 오후 6시까지도 제대로 된 대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선관위도 "파악하고 있다"고만 했다. 선관위는 투표용지가 부족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한 매뉴얼도 없다고 밝혔다.
선거 관리 과정에서 계속 사고가 발생한다는 지적에 선관위 관계자는 "4000만명이 넘는 유권자가 동시에 참여하는 전국적인 행사"라며 "불가피하게 일부에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선관위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송파구선관위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하다고 처음 연락한 시점은.
"11시 40분쯤 송파구선관위에서 서울시선관위로 대책 논의하기도 했다. 그 이후 여러 투표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상황이 발생했고, 선관위 직원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개표가 연이어 이어지기 때문에 대처가 늦어졌다."
-알면서 대처가 늦은 건가.
"11시 40분쯤 송파구선관위에서 서울시선관위에 투표용지 부족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있었다. 그 이후 몇 시간 지나서 투표용지를 두 차례에 걸쳐 불출(拂出)한 일이 있었다."
-문제 상황이 보고됐는데 왜 바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나.
"그 부분이 진상규명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11시 40분에 연락하고 나서 상당한 시간차이가 있는데, 의문이 드는 건 당연하다. 투표소와 시간대를 진상조사위원회에서 확인하겠다."
-송파에 두 차례 투표용지를 불출했는데도 계속 수량이 모자랐던 건가.
"2~3시 경에 무번호 투표용지를 송파에서 1차로 불출했고, 그 이후 계속 부족하다고 상황이 파악돼서 2차로 다시 불출했다. 그 이후에도 계속 부족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
-송파에 불출한 투표용지 규모는.
"개별 투표소별로 일부만 (자료를) 갖고 있다. 송파구 가락2동 제3투표소의 경우 추가 배부를 450매 했다. 이런 식으로 각 투표소별로 수량은 다르지만 그 정도 수량을 계속 불출했다."
-진상규명위원회 운영 계획은.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 인사로만 구성할 계획이다. 학계, 언론, 법조계, 시민단체 적임자를 추천 의뢰할 예정이고, 10일 정도까지 추천이 완료되는 대로 구성하겠다. 진상조사위는 10일 이내에 조사를 완료해 발표할 예정이다."
-사태 이틀 지나서야 사과문 나온 이유는.
"개표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송파구선관위는 오늘에야 개표가 최종 정리됐다."
-경찰 조사, 특검 협조할 건가.
"조사가 이뤄질 때 내부자료 제공하는 건 거부해본 적이 없다.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다."
-투표용지가 급히 부족할 경우 어떻게 조치할 지에 대한 매뉴얼이 있나.
"일반적인 사건사고 대응은 편람에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번 사고 같은 케이스는 규정한 것이 없는 것으로 안다. 이번에 사고가 났기 때문에 더 세밀하게 다듬겠다."
-사전투표율이 높았는데 투표용지 축소인쇄에 대해 반대 의견 없었나.
"내부 의견은 하한을 감축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TF 연구결과 보고서 작성 이후에 일선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의견 듣기 위해 내부에 공유하고, 시도 선관위에도 의견을 구했다. 그 과정에서 대부분 동의하는 것으로 기억한다."
-선거 관리에서 계속 사고가 생기는데.
"전국 투표소 1만4288개, 사전투표소는 3571개다. 여러 장소에서 투표가 관리되고 있고, 전국민 중 4000만명이 넘는 유권자가 동시에 참여하는 전국적인 행사다. 사고가 발생하면 안 되지만, 불가피하게 일부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이해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