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날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 남으라'고 하고, 정 대표는 '당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정치권에서는 하 수석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티키타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전체 회의에 참석해 있다./뉴스1

이 대통령은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경제자문회의 첫 전체회의에서 국가연구개발(R&D) 방향과 관련해 발언하던 중 "우리 '하GPT(하 수석과 챗GPT를 합친 별명)'가 요새 할 일이 많은데 누가 작업 들어오는 거 같다"며 "작업이 들어온다고 넘어가고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하 수석은 "할 일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하 수석은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보궐 선거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정청래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하 수석을 데려오기 위해 "삼고초려 하겠다"는 말까지 했다.

정 대표는 이날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정 대표는 이날 전남 여수 민생 현장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이 대통령 발언에 대해 듣고 "저도 농담으로 말하겠다"며 "얼마나 소중한 가치가 있는 분이면 당에서 요청을 하겠느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하 수석이 국민에게 희망과 미래 비전을 보여줄 적임자라는 것이고, 당에서는 그만큼 더 필요한 인재"라고 했다.

이날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발언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하 수석의 보궐선거 차출을 이 대통령이 원치 않는다는 해석이 있다. 이 대통령의 핵심 국정 운영 방향인 'AI'를 총괄하는 자리인 만큼 이 대통령이 하 수석 출마에 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다. 이 경우 청와대와 당이 보궐선거 출마 인사를 놓고 사전 조율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반면 이 대통령이 하 수석의 몸값을 올려주기 위해 일부러 언급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당 차원에서 하 수석의 차출을 강력히 요구하고, 부산 북구갑에 야권 중량급 인사가 경쟁자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하 수석의 가치를 높이는 발언을 하며 '샤라웃(Shout out·칭찬이나 응원을 보내는 것)' 했다는 해석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보면 합심해 하 수석을 띄웠다고 볼 수 있고, 다르게 보면 당과 청와대가 서로 하 수석을 데려가기 위해 주고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어느 쪽이든 대통령과 당대표가 동시에 언급하면서 하 수석이 보궐 선거에 안 나오긴 힘들어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