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쟁 전선이 중동과 그 주변국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주한미군의 전략 자산이 한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경기 오산 미 공군 기지에서 식별됐던 대형 수송기들이 한국을 떠난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8일 실시간 항공 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 오산기지에 착륙했던 미군의 C-5와 C-17 수송기들은 이달 집중적으로 이륙했다. 수송기들 대부분은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 미군기지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 수송기인 C-5의 동향이 주목받고 있다. 최소 C-5 2대는 지난달 하순 오산에 도착했고, 지난달 28일과 지난 2일에 한국을 떠났다. 목적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14시간 이상 비행했다고 돼 있다. 미국 본토나 중동으로 향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C-17은 미군 장비와 병력 수송을 위해 정례적으로 오산기지에 착륙하지만, C-5의 오산기지 기착은 이례적이다. 앞서 주한미군은 국내 다른 미군기지에 배치된 패트리엇 일부를 오산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각종 정황을 고려하면 패트리엇 포대 일부가 C-5를 통해 한국을 떠났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17은 지난 3∼7일 집중적으로 오산기지에서 떠났다. 앵커리지로 간 것이 확인되는 것만 6대다. 다만 미 수송기들의 이동을 두고 오는 9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 자유의 방패 연습과 관련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주한미군 전력의 중동 차출은 아직은 실행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란과의 전쟁 상황이 길어지면 시간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주한미군 패트리엇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을 전격 공습하는 '미드나잇 해머' 작전 때도 2개 포대가 중동에 순환 배치됐다가 같은 해 10월 복귀한 바 있다.
주한미군 전력 차출 시 대북 대비 태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국 군은 주한미군 전력 이동 및 재배치에 대한 사항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대비 태세에 이상이 없도록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