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14명인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늘리는 법안이 주말인 28일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이른바 '사법개편 3법'의 국회 입법 절차는 모두 마무리됐다.
국회는 이날 저녁 본회의에서 법원조직법 개정안, 이른바 대법관 증원법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현행 14명인 대법관 수를 3년에 걸쳐 매년 4명씩 순차적으로 늘려 26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시행 시점은 법 공포 2년 후다.
개정안에는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관련 사건을 합의부가 아닌 단독판사 관할로 돌리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 법안은 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추진한 사법개편 3법 가운데 마지막 법안이다. 민주당은 지난 25일 법왜곡죄 도입을 담은 형법 개정안 상정을 시작으로, 재판소원제 도입을 담은 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이날 대법관 증원법까지 잇달아 처리했다.
법왜곡죄법은 형사사건에 관여하는 판사와 검사 등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에서 법을 왜곡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재판소원제 도입법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심판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원의 확정판결 가운데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이나 법률이 정한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 또는 법률 위반으로 기본권 침해가 명백한 경우에는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이들 법안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용 사법 파괴 악법'이라고 반발하며 잇따라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그러나 절대다수 의석을 확보한 여당은 24시간 뒤 토론 종결과 표결을 통해 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민주당은 대법관 증원법 처리 직후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 보장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안도 본회의에 상정했다. 개정안은 '재외투표인 명부에 등재된 사람'을 투표인에 포함하고, 국외부재자 신고와 재외투표인 등록 신청 절차 등을 공직선거법 기준에 맞춰 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국민투표권자의 연령을 현행 19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낮추고, 사전투표·거소투표·선상투표 등 투표 편의 제도를 도입하도록 했다. 투표 시간과 투표용지 등 나머지 절차는 공직선거법을 준용하도록 했다. 개헌 국민투표는 국회에서 헌법개정안이 의결된 날부터 30일째 되는 날의 직전 수요일에 실시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국민투표법 개정은 2014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른 후속 입법 성격이 있다. 헌재는 당시 국민투표 공고일 현재 주민등록이 돼 있거나 재외국민으로서 국내거소 신고가 돼 있는 사람만 투표인명부에 올리도록 한 조항에 대해, 재외국민의 투표권 행사를 제한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어 2015년까지 관련 법을 고치라고 권고했지만,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10년 넘게 입법 공백이 이어졌다.
당초 본회의에 부의된 국민투표법 개정안에는 선거관리 업무를 방해할 정도의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처벌하는 조항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등이 해당 조항이 선거관리 업무에 대한 문제 제기 자체를 봉쇄하는 '입틀막법'이라고 반발하자, 민주당은 법안 상정 직전 이 조항을 삭제했다.
국민의힘은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다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이 법안은 24시간이 지난 뒤인 다음 달 1일 저녁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