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판사와 검사 등의 '법왜곡' 행위를 처벌한다며 발의한 형법 개정안(법왜곡죄법)이 2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이와 함께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까지 주도적으로 순차 처리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이들 법안에 대해 진보 진영 일각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민주당은 특히 위헌 논란이 적지 않게 제기된 법왜곡죄를 상정 직전에 대폭 수정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4시 40분쯤 법왜곡죄법안 수정안을 상정했다.
법안은 판사·검사 등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 관해 법을 왜곡하면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애초 본회의에는 민주당 주도로 법제사법위를 통과한 법안(원안)이 부의돼 있었으나 민주당이 수정안을 내면서 수정안이 상정됐다.
민주당 수정안은 우선 법왜곡죄를 적용받는 판사의 범위를 '형사사건의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으로 한정했다.
당초 모든 판사를 대상으로 하던 원안에서 민사·행정·가사 사건 등에 관여하는 법관을 제외하면서 적용 대상을 대폭 축소한 것이다.
또한 법왜곡 행위를 규정하는 조문도 크게 수정됐다.
당초 원안은 법왜곡 행위를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해석해 당사자를 유·불리하게 만든 경우 ▲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변조하거나 위조·변조된 증거임을 알면서도 사용한 경우 ▲폭행, 협박, 위계 등의 방법으로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거나, 증거 없이 범죄사실을 인정하거나,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을 인정한 경우 등 3가지로 규정했다.
하지만 수정안은 첫 번째 규정을 '법령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거나, 적용돼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재판·수사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 다만,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뤄진 재량적 판단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바꿨다. 조문을 대폭 구체화하고 예외까지 두면서 법의 자의적 적용 가능성을 차단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규정에선 '증거 없이 범죄사실을 인정하거나'라는 표현 대신, '적법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로 바꿨다.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을 인정하는 경우' 표현은 아예 삭제됐다. 두 번째 규정은 원안대로 유지했다.
민주당이 법안을 전격 수정한 건 조문의 추상성이 위헌 시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당 안팎의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모호한 조문으로 고소·고발이 이어질 경우 사법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고려했다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