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 사건 변호인을 2차 종합 특검 후보로 추천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청와대와 여당 간 갈등 기류가 표면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경기도가 북측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 지원비(500만달러)와 당시 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비용(300만달러)을 쌍방울 측이 북한 인사에게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이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이 사건과 관련해 작년 대법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징역 7년8개월을 확정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앞서 이 대통령은 5일 내란·김건희·순직 해병 특검의 수사를 보완하고 새로운 의혹을 수사할 2차 종합 특검에 판사 출신 권창영(사법연수원 28기)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를 임명했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 후보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서 1명씩 추천할 수 있다. 권 변호사는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인사다. 민주당은 검사 출신 전준철 (31기)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를 추천했다.

이 대통령이 여당인 민주당 추천 인사가 아니라 조국혁신당 추천 인사를 임명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이 전 변호사를 후보로 올린 것을 두고 참모진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전 변호사가 2023년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에서 김성태 전 회장을 변호했는데, 이런 인물을 특검으로 추천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질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변호사는 김 전 회장 등 쌍방울 측 변호인으로 선임됐다가 1심에서 사임했다고 한다.

민주당 내에서도 전 변호사 추천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전날 SNS에 "이재명 죽이기에 동조한 검찰 출신 법조인을, 우리 당이 특검 후보로 이 대통령 앞에 내밀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제정신인가. 정청래 대표는 사실관계를 조속히 밝히고 엄중히 문책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전 변호사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에 "불필요한 논란이 일어난 점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전준철 변호사는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 수사에 저와 함께 깊이 관여했다는 이유로 윤석열 정권 들어서 압수수색 등 탄압을 받았던 소신 있고 유능한 검사였다"고 했다.

다만 이 의원은 전 변호사가 김 전 회장의 변호를 맡았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전 변호사는 이 의원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쌍방울 사건과 관련해) 변론을 맡았던 부분은 쌍방울 측 임직원들의 개인적 횡령, 배임에 대한 것이었고, 대북 송금과는 전혀 무관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