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고 2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의결했다. 표결에 참석한 9명의 지도부 가운데 우재준·양향자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7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29일 제명 결정과 관련해 기자회견하기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향하고 있다./뉴스1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저를 제명할 수는 있어도 국민을 위한 좋은 정치에 대한 열망은 꺾을 수 없다"며 "기다려달라. 반드시 돌아온다"는 짧은 입장을 전하고 국회를 떠났다.

한 전 대표 제명이 현실화되면서 국민의힘 내부 갈등과 분열은 절정으로 치닫게 됐다. 지방선거를 앞둔 탓에 탈당이나 분당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장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도부에 대한 비토론이 다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 의원 16명 "장동혁 지도부 물러나라"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이 결정되자 친한계 의원 16명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동혁 지도부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입장문에는 고동진 의원을 비롯해 김성원, 김예지, 김형동, 박정하, 배현진, 서범수, 김건, 박정훈, 안상훈, 우재준, 유용원, 정성국, 정연욱, 진종오, 한지아 의원 등 16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오늘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 결정은 심각한 해당 행위로 우리 의원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개인적 이익을 위해 당을 반헌법적이고 비민주적으로 몰아간 장동혁 지도부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가 아닌 의원들도 의구심을 표했다. 송석준 의원은 따로 성명을 내고 "지방선거가 5개월도 남지 않은 하나로 똘똘 뭉쳐도 될까 말까 한 상황에서 당의 분열을 야기할 극단적인 결정에 참으로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당을 쪼개놓는 무모한 결정을 감행한 지도부는 향후 발생할 모든 상황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29일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의원총회를 앞두고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장동혁 대표 체제 지도부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집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한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국회 본청 앞에 설치된 국민의힘 천막 농성장을 둘러싸고 한 전 대표 제명 결정에 항의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은 "장동혁 사퇴" 등을 외치며 천막 농성장에 있던 국민의힘 지도부를 성토했다.

◇친한계 탈당·분당 가능성 낮아…韓 차기 행보도 관심

한 전 대표 제명으로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폭발했지만, 당장 대규모 탈당이나 분당 가능성은 크지 않다. 친한계인 박정훈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탈당할) 일은 전혀 없다"며 "장동혁 체제가 심판받는 날이 온다면 그때 당을 재건할 수 있는 세력은 한 전 대표와 저희들"이라고 했다.

섣부른 분당은 6월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진다는 게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은 "과거 바른정당 실패 경험이 의원들과 당원들 사이에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며 "가뜩이나 거대 여당의 독주가 이어지는데 분당이나 탈당은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뉴스1

당분간은 국민의힘이라는 한 배를 타고 가겠지만, 지방선거 경선과 공천 과정을 거치면서 마찰음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장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방선거가 불과 5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한 전 대표를 제명함으로써 발생할 당의 혼란을 극복하고 선거를 정상적으로 가져갈 수 있을지 냉정한 판단을 해야 한다"며 "장 대표 스스로 지방선거 결과를 책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차기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가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이나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장, 성남시장, 계양을 국회의원 등 여러 자리가 거론되는 중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정도가 본인의 변수를 키울 수 있는 그런 선택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