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선언에 여야가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재정경제부와 산업통상부 등 관계 부처로부터 하루 종일 관련 보고가 이어진 가운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놓고 여야의 입장 차이가 여전하다.
◇국회 재경위·산자위 긴급 업무보고 받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한국 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한국 국회가 역사적인 무역 협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산 자동차와 목재,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발 2차 관세 폭탄'에 국회는 하루종일 바쁘게 돌아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재정경제부와 당정협의를 진행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후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 국민의힘 소속인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장과도 면담을 진행했다.
임이자 위원장은 "비준 동의로 갈 것인지, 특별법으로 갈 것인지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국민 알권리 충족되는 부분이 있다면 형식적인 부분에 얽매이지 않고 국익을 우선하겠다"고 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도 이날 오후 산업통상부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았다. 산업통상부에선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참석했고, 국민의힘 소속인 이철규 위원장과 산자위 야당 간사인 박성민 의원이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여 본부장은 "오늘 새벽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올린 25% 관세 인상과 관련해 오전에 청와대에서 관계부처가 모여 대책을 논의했고 아직 정부에서 정확한 배경과 향후 조치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도 28일 예정된 전체회의에서 이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민주 "국힘 발목 잡기" 국힘 "비준 필요"
여야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언을 놓고 책임 공방을 펼쳤다. 민주당은 국회 비준을 요구하는 국민의힘 때문에 대미투자특별법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국회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이 고집하는 비준은 작법자폐(作法自斃)나 다름없다"며 "작년 미국과 관세협상을 맺은 일본도 국회 비준을 거치지 않았고, 미국 역시 국회 비준 같은 절차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미국은 비준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만 비준해서 구속력 높은 조약으로 격상시키는 건 달리기 시합에서 우리 발을 스스로 묶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비준 대상이 아니라고 확실히 하고 있고, 양국 간에 선언을 하고 법적 절차에 위배되지 않는 것으로 했다"며 "(대미투자특별법이) 제정법이어서 공청회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한 2월 말 또는 3월 초에는 통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미투자특별법 제정이 아닌 국회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한미 관세 합의에 대해서는 우리당은 '국회 비준 동의가 우선'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며 "이번 사태는 이재명 정부가 그토록 성공이라고 자화자찬했던 한미 관세 합의가 얼마나 불안정한 구조 위에 놓여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도 "문제의 본질은 이재명 정부의 밀실 외교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무책임"이라며 "국회가 무역 협정과 대미 투자에 대해 승인을 하려면 협정의 실질적 내용과 재정 부담이 담긴 예산 시트가 먼저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