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특정중대범죄 피의자로 신상공개가 이뤄진 건 모두 12명이었다. 사이버 성폭력 범죄집단인 '자경단'의 총책 김녹완(33)과 대전에서 자신이 근무하던 초등학교 학생을 살해한 명재완(48) 등의 신상이 공개됐다. 한 해에 12명의 신상이 공개된 건 신상공개 제도가 시행된 이후 가장 많은 숫자였다.
최근 국회에서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특정중대범죄에 사기범죄를 추가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 발의에는 강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의원 12명이 참여했다.
현재 신상공개는 성폭력범죄자나 특정중대범죄 피의자에 한해 이뤄지고 있다. 이 중 특정중대범죄는 범죄단체 조직이나 폭발물 사용, 상해·폭행, 마약류 관련 범죄로 제한돼 있다. 지난해 12명의 신상공개가 이뤄졌지만, 특정중대범죄의 경우 신상공개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지 않아 2010년부터 2023년까지는 41명에 그쳤다.
강명구 의원은 사기범죄의 심각성을 고려했을 때 신상공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 의원은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보이스피싱, 다단계 사기 등 사기범죄가 날로 증가하고 있고 피해액과 피해자의 수 역시 대규모인 경우가 많다"며 "사기범죄를 신상공개 대상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사기범죄는 매년 악화일로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기범죄 발생 건수는 2021년 29만4075건에서 2024년 42만1421건으로 늘었다. 인구 10만명당 사기범죄 발생률은 637.4건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위권이다.
발생률만큼이나 심각한 건 사기범죄 피해금액이다. 사기범죄 피해액은 2021년 15조844억원에서 2024년 28조1353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검거율은 60% 초반 수준에 그친다.
강 의원은 신상공개가 사기범죄 예방에 효과가 탁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기범죄는 재범의 우려가 높고 신상공개를 통한 범죄 예방의 효과가 다른 범죄에 비해 매우 크다"며 "신상공개를 통해 사기범죄를 막고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사기범죄로 신상공개 대상을 확대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발의된 개정안은 국민의힘 의원들만 참여했기 때문에 여당의 동의가 필수다. 민주당에선 박재호 전 의원이 2020년 상습법이나 사기 금액이 50억원 이상인 경우 신상정보를 공개하자는 법률을 발의한 바 있다.
국민 여론은 신상공개 확대에 무게가 실린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23년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4.3%는 '신상정보 공개 대상 범죄를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