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퇴직연금 기금화' 방안을 이달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퇴직연금은 대부분 원금보장형 상품에 들어 있어 연간 수익률이 2%대에 그치고 있다. 퇴직연금도 국민연금처럼 하나의 기금으로 묶어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법안 모델 '중소기업 퇴직연금 기금' 작년 수익률 9%
퇴직연금 기금화 방안은 작년부터 정부와 민주당이 운영하고 있는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에서 논의 중이다. 퇴직연금 기능 강화는 이재명 정부의 123대 국정 과제 중 하나다.
퇴직연금은 작년 말 기준으로 적립금 규모가 431조70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낮은 수익률이다. 퇴직연금의 대부분이 예금처럼 원금보장형 상품에 묶여 있다 보니 수익률이 낮다. 퇴직연금 적립금의 82.6%가 예금 등 원금보장형 상품에 투자된다. 최근 5년간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2.86%로 국민연금 수익률(8.13%)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번 국회에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 중 퇴직연금 기금화와 관련된 법안은 3개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회에 제출된 법안들의 내용을 바탕으로 최종적인 방안을 확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제출한 3개 법안은 모두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푸른씨앗)'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푸른씨앗은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중소기업 대상 기금형 퇴직연금이다. 2022년 출범 이후 꾸준히 6%대의 수익률을 냈고, 작년 수익률은 9%를 넘었다.
◇3개 법안 모두 기금운용 주체 별도로 설치
현재 퇴직연금은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회사가 운용을 책임지는 확정급여형(DB형)이다. 다른 하나는 회사가 일정 기여금을 내면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형)이다. 이 가운데 DB형은 수익률을 높여야 할 유인이 없기 때문에 원금보장형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낮은 수익률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민주당의 퇴직연금 기금화 관련 3개 법안은 모두 기금 운용 주체를 별도로 두자는 내용이다.
한정애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사용자가 수탁법인을 직접 설립해 운용을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푸른씨앗을 30인 이하 사업자에서 100인 이하 사업자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박홍배 의원안은 공기관 기금형이다. 정부가 퇴직연금공단을 설립해 기금을 운용하게 하는 방식이다. 고용노동부 산하 퇴직연금공단이 근로복지공단의 푸른씨앗도 이관받도록 했다. 국민연금공단 같은 공기관이 새로 생긴다고 보면 된다.
안도걸 의원안은 퇴직연금기금 전문운용사를 설립하는 방식이다. 사업자가 퇴직연금기금 전문운용사를 설립하고 외부 위탁운용을 하도록 했다. 또 푸른씨앗은 모든 중소기업으로 확대하고, 근로복지공단에는 퇴직연금기금 전문 운용 조직을 두도록 했다.
한편 퇴직연금 활성화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과제인 자본시장 활성화와도 맞닿아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매년 급증하는데 이를 주식시장으로 끌어들이면 자본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취지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40년이면 퇴직연금 적립금이 최소 117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박문현 KB증권 연구원은 "새로 등장할 퇴직연금공단이 푸른씨앗(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의 포트폴리오를 벤치마크하는 방향으로 구성된다면 국내채권으로 유입되는 자금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는 "퇴직연금은 노후보장을 위한 것인데 자본시장 활성화에 투입했다가 수익률이 떨어진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