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한병도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친청(親정청래)계 후보가 2명, 친명(親이재명)계 후보가 1명 각각 당선됐다. 당 지도부에서 과반을 확보한 정청래 대표가 연임을 위한 동력을 확보한 반면, 친명계는 전략과 소통 부재라는 약점을 노출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친명계 후보 3명→2명 압축했지만 1명만 당선… "동반당선 전략 없어"

지난 11일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는 강득구(친명), 이성윤(친청), 문정복(친청) 후보가 당선됐다. 이건태(친명) 후보는 최하위 득표로 탈락했다. 친청계와 친명계 후보가 같은 숫자로 나선 선거에서 친청계가 2명, 친명계가 1명이 당선되면서 2대 1로 친청계가 이기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9명)에서 친청계(5명)가 절반을 넘겼다.

이번 선거에서 친명계가 51% 득표를 하고도 최고위원은 1명 확보에 그친 상황이 정치권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고위원은 중앙위원과 권리당원의 투표를 합산해 뽑는다. 친명계인 강득구·이건태 후보의 득표율을 더하면 51.33%였다. 친청계인 이성윤·문정복 후보의 득표율을 더하면 48.67%였다.

여권에서는 "친명계의 선거 전략이 치밀하지 못했다"는 말이 나온다. 애초 친명계에서는 최고위원 후보로 강득구, 이건태 후보 외에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까지 3명이 나서면서 표심이 분산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선거를 닷새 앞두고 유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이건태 후보와 단일화를 했지만, 이 후보가 최하위가 되면서 당선을 위한 표 결집에는 실패한 결과가 됐다.

민주당의 한 원내 관계자는 "친청계는 두 후보가 골고루 표를 나눠 가지면서 2위와 3위에 오르는 전략을 쓴 것으로 보이는데 이게 통했다"고 말했다. 1위로 당선한 강득구 후보가 같은 친명계이면서 4위로 낙선한 이건태 후보와 동반 당선 전략을 잘 세웠더라면 친명계 최고위원 2명이 나올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이번 선거에서 득표율은 강득구 후보 30.74%, 이성윤 후보 24.72%, 문정복 후보 23.95%, 이건태 후보 20.59% 등으로 집계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 보궐선거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강득구, 이성윤, 문정복 신임 최고위원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 "정 대표, '1인1표제'로 장악력 강화 추구" VS "친명계, 위기감 속에 결집"

이번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친청계가 권리당원 득표율에서 친명계를 앞선 점도 주목된다. 이는 정청래 대표가 숙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1인 1표제'와 관련이 있다. 1인 1표제는 대의원의 1표를 권리당원보다 20배 정도 높게 쳐주던 기존 방식 대신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를 동등하게 보는 제도다. 1인 1표제가 되면 지방선거와 차기 당 대표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더 커지게 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대표는 1인 1표제를 관철해 당 장악력을 높이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당 대표 전당대회에서는 정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계기로 친명계가 결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소속인 한 의원은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이 법무부 장관을 맡으면서 원내에서 친명계의 구심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있다"면서 "(이번 보궐선거 결과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명이 다시 뭉칠 계기를 만든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친명계가 '집권 초반부터 밀려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을 공통 분모로 뭉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