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성동구청장이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하게 떠오른 시점은 작년 12월 초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성동구 주민 만족도 92.9%' 통계를 언급하며 "정원오 구청장님이 잘하기는 잘하나 봅니다"라는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불쑥 올린 것이다. 여권에서는 "거물급 후보들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정 구청장의 키를 훌쩍 키워준 셈"이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정 구청장은 여론조사에서 다른 여권 후보들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정원오 구청장은 3선을 하면서 성동구에 눈에 띄는 변화를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 36분의 1 크기인 성동구에 기업이 2만개에 이르고, 외국 관광객이 매년 300만명이 찾는다. 특히 성수동은 공장 지대에서 K-컬처를 상징하는 문화 공간으로 변신했다. 무신사, 크래프톤, 젠틀몬스터 같은 젊은 기업들도 이 곳에 자리를 잡았다. 조선비즈가 지난 6일 정 구청장을 성동구청 집무실에서 만나 인터뷰 했다.
◇민주당 구청장, '오세훈 신통기획' 'MB 대중교통 체계 개편' 긍정 평가
정원오 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지만, 구청장으로 12년을 보낸 만큼 여야 대립 차원의 정치색은 옅은 편이다. 보수 정당 출신의 전현직 서울시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개선·보완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정 구청장은 서울 부동산 문제 해법을 묻자 "서울시가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은 방향 자체는 좋다"고 말했다. 신통기획은 오세훈 시장의 대표적인 사업이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오 시장의 대표 사업에 정 구청장이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그는 "신통기획은 지금까지 나온 재개발·재건축 정비 사업 중에는 가장 잘 된 제도"라며 "지금은 부동산 시장이 상승 국면인 만큼 속도를 내주는 게 필요한데, 신통기획은 속도를 높이는 데 제일 필요한 제도"라고 했다.
다만 정 구청장은 신통기획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절차와 권한이 집중돼 있어 체감 속도가 더디다는 한계가 있다"며 "500세대 미만, 혹은 1000세대 미만의 소규모 정비사업은 자치구가 중심이 돼 심의할 수 있도록 창구를 다변화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정 구청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동안 진행했던 '대중교통 체계 개편'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정책이 실제 시민의 삶을 얼마나 변화시켰는지, 눈에 보이는 성과와 실적으로 증명됐는지가 중요하다"며 "대중교통 체계 개편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크게 변화시켰던 대표적인 사업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구청장은 이명박 시장 시절 자리잡은 서울의 대중교통 체계가 20년 넘도록 큰 변화가 없이 정체된 것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바뀐 건 따릉이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대중교통에 변화가 없고 퇴보하고 있다"며 "버스는 최근 5년간 매년 5000억원이 적자이고, 지하철은 낡고 있다. 이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마을버스를 늘리고, 수익성이 안 나는 노선은 공공셔틀로 보완하는 식으로 대중교통 체계의 실핏줄인 마을버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동구는 공공시설 이용자와 교통약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성공버스'를 이미 운영하고 있다.
또 정 구청장은 "심야에는 자율주행 버스를 전용차로에 도입해서 언제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서울 대중교통 체계 30주년을 맞는 2034년까지는 2기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시민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적자 규모도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장은 대권 디딤돌 아닌 시민 안전·행복 추구해야"
정원오 구청장은 아직까지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3월 5일)이 아직 남아 있다.
정 구청장은 "서울시장 선거는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만들어주는 사람을 뽑는 게 중요하다"며 "대권의 디딤돌로 (서울시장을) 생각하신 분들은 대부분 불행했다"고 했다. 그는 "서울시민의 행복과 안전을 1번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시장을 할 때가 됐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지난 2014년부터 3기 연속으로 재임하는 동안 성동구 주민들로부터 '써보니 괜찮다'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는 "자치구든 서울시든 행정의 본질은 정치 경험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얼마나 실제로 바꿔본 경험이 있느냐에 있다"며 "나는 실제 성과를 내고 행정을 성공시켜 본 경험이 있기에 차별점이 있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성동구를 대표하는 지역인) 성수동은 공장들이 빠져 나가는 상황이라 기업 유치가 제일 시급했다"면서 "기업을 유치해야 세금이 나오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선순환도 가능하다는 점에 최우선 순위를 뒀다"고 했다.
이에 따라 성동구는 기업이 이 부서 저 부서 돌아다닐 필요 없이 한 부서에서 원하는 행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창구를 도입했다. 기업과 시민에게 매력적인 지역 환경도 조성했다. '붉은 벽돌'로 유명한 성수동 도시재생 사업이 대표적이다.
정 구청장은 "기업은 사람이 몰리는 곳에 자연스럽게 찾아온다"며 "어떻게 성수동에 사람이 몰리게 할지를 고민했고,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과 붉은 벽돌 건축물 지원 조례 등을 통해 성수동을 '쿨한' 동네로 만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