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22일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났다. 최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이 정 구청장을 향해 잇따라 견제구를 던지는 와중에 이뤄진 회동이라 정치권에서 관심을 모았다.
정 구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김 원내대표를 만났다. 정 구청장은 "인사차 방문했다"고 했고, 김 원내대표도 "서로 격려하고 덕담했다"고 했다. 회동 시간은 10여분 남짓했다.
정 구청장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서울시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성동구민들의 정 구청장의 구정 만족도가 92.9%'라는 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 저의 성남 시정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명함도 못 내밀 듯"이라고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린 이후로 정 구청장의 인지도나 당내 입지가 크게 달라졌다.
정 구청장이 '명심(明心)'이라는 타이틀을 얻자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든 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견제가 이어졌다. 민주당에선 박주민, 박홍근, 김영배 의원이 출마선언을 했고, 전현희, 서영교 의원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박주민 의원은 지난 19일 MBC 라디오에서 정 구청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다 각자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답하면서도 정청래 대표와 정 구청장의 면담에 대한 질문에는 "면담 요청을 하면 다 만나준다"고 했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도 한강버스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면서 정 구청장과 각을 세웠다. 정 구청장은 한강버스 사업에 대해 '매몰비용 최소화를 위해 관광용으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박주민 의원은 이에 대해 "매몰 비용을 이유로 (한강버스를 관광용으로 바꾸자고) 반대하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잘못된 선택에 이미 돈을 썼다는 이유로 더 위험한 선택을 이어가는 것은 행정이 아니라 무책임"이라고 썼다.
박주민 의원뿐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든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사석에서 정 구청장의 인기를 평가절하 하는 경우가 많다. 한 민주당 의원 보좌진은 "성동구와 서울 전체 선거는 전혀 다르다"며 "정 구청장은 당내 경선을 뚫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정 구청장과 김 원내대표의 면담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뤄져 더 관심을 모았다. 김 원내대표는 "서울시장 선거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견인해 달라고 했다"며 "내년 선거에서 저희가 승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구청장을 서울시장 선거의 중요한 후보로 인정한 셈이다.
정 구청장은 현역 의원들의 견제가 심해지는데 어떻게 평가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선의의 경쟁이기 때문에 좋은 취지로 말씀하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경쟁에 있어서는 그런 부분이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출마 선언 시기에 대해 "저는 행정가 스타일이어서 말보다 행동으로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