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에서 언급한 '환단고기(桓檀古記)'를 놓고 야권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환단고기는 단군 고조선 시대의 상고사(上古史)를 다룬 책으로 1911년 계연수라는 인물이 저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류 역사학계에서는 환단고기를 위서(僞書)로 보지만, 일부 재야 사학계에서는 이를 실제 역사로 보고 연구하기도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역사 교육 관련해서, 무슨 환빠 논쟁 있죠?"라고 물었다. 박 이사장이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그 있잖아요, 단군, 환단고기, 그 주장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을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르잖아요"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고대 역사 부분에 대한 연구를 놓고 지금 다툼이 벌어지는 거잖아요"라며 "동북아 역사재단은 고대 역사 연구를 안 합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 이사장은 "대통령님 말씀은 소위 재야 사학자들이라고 하는 그분들 얘기인 것 같은데, 그분들보다는 전문 연구자들의 이론이 주장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전문 연구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증거가 없는 건 역사가 아니다?" "사료가 물리적 증거를 말하는 건지, 역사적 문헌에 있는 걸 증거라고 하는 건지는 논쟁거리" 등 환단고기에 대한 언급을 계속 이어갔다.
야권은 환단고기를 언급한 이 대통령에 대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환단고기는 위작이다. 1911년 이전 어떤 사료에도 등장하지 않고 근대 일본식 한자어가 고대 기록에 나오며, 고고학적 증거와 정면 충돌한다"며 "환단고기가 역사라면 반지의 제왕도 역사"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환단고기는 역사학계에서 거의 만장일치로 누군가 조작한 위서라고 결론 난 지 오래"라며 "대통령이 실제로 환단고기 진서론을 믿거나 본인이 환빠(환단고기 연구자를 비하하는 말)일 수 있지만 대통령은 설익은 자기 취향을 보이는 자리가 아니다"고 했다.